[뉴스추적] 공장없는 의류업체 고속성장 지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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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의류업계의 관심은 나산실업의 신사복사업에 집중돼 있다.
자체 생산기반 없이 하청만으로 ''조이너스'' 돌풍을 일으킨 나산이 과연
''봉제의 꽃''이라 불리는 신사복시장에서도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 때문이다.
나산이 신사복시장에 참여한 것은 지난 6월.
당시 나산은 ''트로젠''이란 상표의 신사복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원단을
일괄 구매하고 기획 생산으로 재고를 최소화해 고품질 저가격의 신사복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술 더떠 98년에는 국내 신사복업계의 정상에 오르는 것은 물론 신사복의
본고장인 유럽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과연 나산의 "꿈"은 실현될 것인가, 아니면 무공장의 한계를 드러낼
것인가.
나산의 신사복사업은 한 업체의 성패를 떠나 무공장 의류업체의 진로와
국내 섬유산업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
무공장 의류업체는 고유한 방식의 기획 마케팅 대리점관리를 바탕으로
그동안 고속성장을 거듭해 왔다.
나산의 경우 매년 30% 이상씩의 매출신장세를 기록하며 숙녀복업계의
1위자리에 올랐다.
또다른 대표적 무공장업체 이랜드도 지난 15년간 고성장을 거듭해 <>31개
브랜드 <>직원수 2천6백명의 패션그룹으로 자리를 굳혔다.
동부산업 두산상사 고합물산 (주)쌍용등이 뒤늦게 무공장 의류산업에
뛰어든 것도 의류업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이들 두회사의 고속성장에 자극
받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다.
나산의 경우 "트루젠"을 선보인지 2개월여밖에 되지 않아 속단할 수는
없으나 아직까지는 신사복분야에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청업체에 전량 생산을 의뢰한 때문인지 제품이 "고급"의 이미지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신사복업체들은 "값이 싸고 광고물량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빼고는
특징이 없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이랜드도 그동안의 고속 성장가도를 달려 왔으나 최근들어 이런저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하나가 협력업체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
납품대금을 1백% 현금으로 결제해 주는등 좋은 조건도 있지만 공임이
동종업체의 80%에 불과한데다 제품가가 거의 동결돼 그로 인한 협력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돼 있다는 소문이다.
"이랜드가 지난 6~7월초 괌으로 3백여협력업체사장단부부를 초청해 해외
연수를 실시한 것도 사실은 협력업체들의 이탈을 막기위한 "문단속용"이
었을 것"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협력업체 포상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는 것이다.
기존의 자가공장업체들은 따라서 무공장업체들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자가공장이 없는만큼 고급품생산에 필요한 자체기술 축적이 불가능하다는게
가장 큰 이유다.
또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 효과가 자가공장업체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도 꼽을수 있다.
인건비가 올라 하청업체들의 제조원가가 높아지면 그들이 무기로 내세우는
"가격우위"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게 기존 업체들의 예상이다.
신성통상 양무철이사는 "아직도 일본바이어들은 OEM이건 직수입이건 "자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느냐"를 먼저 확인하고 오더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
하듯 무공장업체는 해외공장개척이 힘들다는 약점도 있다"고 말했다.
나산 이랜드 등의 수출실적이 미미한 것도 결국 이런 한계가 있기 때문
이라는 얘기다.
삼성물산 에스에스, LG상사 반도패션등 자가공장을 갖고 있는 대형업체들은
"나산실업과 이랜드가 빠르게 성장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매출은 30%
정도가 거품"이라고 지적한다.
자가공장 업체들이 출고가 기준으로 매출을 잡는데 비해 이들 두 회사는
판매가 기준으로 매출을 계산해 그만큼 매출이 부풀려져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나산실업 이랜드 등 무공장업체들의 시각은 정반대다.
성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다는 지적은 그동안 마케팅마인드
없이 무조건 만들기만 하면 팔린다는 생각에서 옷장사를 해온 보수적인
업체들의 "시샘"이라고 일축한다.
나산실업 관계자는 "자가공장이 반드시 품질의 관건은 아니다"며 이 회사가
지난 89년 기성복업계 최초로 KS마크를 획득한 것과 90년 품질관리 1등급을
획득한 사실을 그 반증으로 제시했다.
이랜드도 하청업체에 완제품하청이 아니라 각 공정마다 별개의 공장을
전문화하고 공정간 모든 부문에 본사가 직접 개입하는 외주체제를 갖추고
있어 품질은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 구매전담법인인 이랜드월드를 세우고 생산총괄
본부를 신설, 최고 50%로 세워둔 원가절감목표가 착실히 수행되고 있어
하청업체에 대한 부담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무공장업체들이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내년이면 유통시장 전면 개방에 따라 선진 유통기법으로 무장한
외국 의류업체들이 잇달아 상륙할 것이기 때문에 그 시점이 되고 나산
"트루젠"의 판매성적이 가시화되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같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9일자).
자체 생산기반 없이 하청만으로 ''조이너스'' 돌풍을 일으킨 나산이 과연
''봉제의 꽃''이라 불리는 신사복시장에서도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 때문이다.
나산이 신사복시장에 참여한 것은 지난 6월.
당시 나산은 ''트로젠''이란 상표의 신사복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원단을
일괄 구매하고 기획 생산으로 재고를 최소화해 고품질 저가격의 신사복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술 더떠 98년에는 국내 신사복업계의 정상에 오르는 것은 물론 신사복의
본고장인 유럽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과연 나산의 "꿈"은 실현될 것인가, 아니면 무공장의 한계를 드러낼
것인가.
나산의 신사복사업은 한 업체의 성패를 떠나 무공장 의류업체의 진로와
국내 섬유산업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
무공장 의류업체는 고유한 방식의 기획 마케팅 대리점관리를 바탕으로
그동안 고속성장을 거듭해 왔다.
나산의 경우 매년 30% 이상씩의 매출신장세를 기록하며 숙녀복업계의
1위자리에 올랐다.
또다른 대표적 무공장업체 이랜드도 지난 15년간 고성장을 거듭해 <>31개
브랜드 <>직원수 2천6백명의 패션그룹으로 자리를 굳혔다.
동부산업 두산상사 고합물산 (주)쌍용등이 뒤늦게 무공장 의류산업에
뛰어든 것도 의류업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이들 두회사의 고속성장에 자극
받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다.
나산의 경우 "트루젠"을 선보인지 2개월여밖에 되지 않아 속단할 수는
없으나 아직까지는 신사복분야에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청업체에 전량 생산을 의뢰한 때문인지 제품이 "고급"의 이미지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신사복업체들은 "값이 싸고 광고물량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빼고는
특징이 없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이랜드도 그동안의 고속 성장가도를 달려 왔으나 최근들어 이런저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하나가 협력업체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
납품대금을 1백% 현금으로 결제해 주는등 좋은 조건도 있지만 공임이
동종업체의 80%에 불과한데다 제품가가 거의 동결돼 그로 인한 협력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돼 있다는 소문이다.
"이랜드가 지난 6~7월초 괌으로 3백여협력업체사장단부부를 초청해 해외
연수를 실시한 것도 사실은 협력업체들의 이탈을 막기위한 "문단속용"이
었을 것"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협력업체 포상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는 것이다.
기존의 자가공장업체들은 따라서 무공장업체들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자가공장이 없는만큼 고급품생산에 필요한 자체기술 축적이 불가능하다는게
가장 큰 이유다.
또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 효과가 자가공장업체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도 꼽을수 있다.
인건비가 올라 하청업체들의 제조원가가 높아지면 그들이 무기로 내세우는
"가격우위"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게 기존 업체들의 예상이다.
신성통상 양무철이사는 "아직도 일본바이어들은 OEM이건 직수입이건 "자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느냐"를 먼저 확인하고 오더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
하듯 무공장업체는 해외공장개척이 힘들다는 약점도 있다"고 말했다.
나산 이랜드 등의 수출실적이 미미한 것도 결국 이런 한계가 있기 때문
이라는 얘기다.
삼성물산 에스에스, LG상사 반도패션등 자가공장을 갖고 있는 대형업체들은
"나산실업과 이랜드가 빠르게 성장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매출은 30%
정도가 거품"이라고 지적한다.
자가공장 업체들이 출고가 기준으로 매출을 잡는데 비해 이들 두 회사는
판매가 기준으로 매출을 계산해 그만큼 매출이 부풀려져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나산실업 이랜드 등 무공장업체들의 시각은 정반대다.
성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다는 지적은 그동안 마케팅마인드
없이 무조건 만들기만 하면 팔린다는 생각에서 옷장사를 해온 보수적인
업체들의 "시샘"이라고 일축한다.
나산실업 관계자는 "자가공장이 반드시 품질의 관건은 아니다"며 이 회사가
지난 89년 기성복업계 최초로 KS마크를 획득한 것과 90년 품질관리 1등급을
획득한 사실을 그 반증으로 제시했다.
이랜드도 하청업체에 완제품하청이 아니라 각 공정마다 별개의 공장을
전문화하고 공정간 모든 부문에 본사가 직접 개입하는 외주체제를 갖추고
있어 품질은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 구매전담법인인 이랜드월드를 세우고 생산총괄
본부를 신설, 최고 50%로 세워둔 원가절감목표가 착실히 수행되고 있어
하청업체에 대한 부담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무공장업체들이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내년이면 유통시장 전면 개방에 따라 선진 유통기법으로 무장한
외국 의류업체들이 잇달아 상륙할 것이기 때문에 그 시점이 되고 나산
"트루젠"의 판매성적이 가시화되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같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