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도미이치총리가 이끄는 일본의 연립정권이 출범한후 처음으로
실시된 23일의 참의원선거는 사실상 자민당과 사회당, 신당 사키가케등
연립여당의 패배로 결론났다.

이에 비해 통합야당인 신진당은 개선의석수를 종전보다 2배이상 늘리는등
대약진을 기록, 연립정권은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하게 됐다.

선거가 치뤄진 23일밤 무라야마총리 주재로 고노 요헤이 자민당총재(외상)
와 다케무라 마사요시 사키가케대표(대장상)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립여당
당수회담을 열어 무라야마 체제를 유지시키기로 결정은 했으나 체제유지와
관련, 당내.외에서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참의원 전체의석의 절반인 1백26석을 새로 뽑는 이번 선거에서
사회당은 의석이 16석에 그쳐 최악이었던 86년보다 의석수가 4자리나
줄었다.

6년전 참의원선거에서 46석을 확보, 돌풍을 불러일으켰던 사회당은 지난
92년 의석수가 22개로 줄어들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또다시 참패를 기록,
무라야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비록 자민당이 46석, 사키가케가 3석을 차지해 연립여당은 64석으로
가까스로 과반수를 넘어섰으나 연립여당 집행부에 대한 인책요구가 거세져
구심력 약화는 불가피한 양상이다.

그러나 야당인 신진당은 결성이후 첫 선거에서 개선의석(19석)의 2배가
넘는 40석을 차지한데다 비례대표구에서 자민당의 15석보다 3석이 많은
18석을 확보해 이변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가이후 도시키 신진당 당수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의석을 많이
잃은 사회당 당수가 총리직을 계속 유지하고 이를 자민, 사키가케가 지지
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력히 비난하면서 무라야마 총리의 퇴진및
중의원 해산, 총선거 실시등을 요구하는등 공세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연립여당은 참의원 선거의 패배는 인정하지만 중의원해산등은 고려
하지 않다고 24일 재확인, 현 연립정권 구도를 바꿀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무라야마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당이 최저의 의석을 확보
하는데 그친 사실을 엄숙히 받아들인다고 밝혔으나 지금의 과제는 "정치,
경제개혁등에 전력을 다하는것"이라고 말해 23일 심야 여당 당수회담 결정
내용을 받아들여 정권을 담당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연립여당 수뇌부가 이번 선거의 패배에도 불구, 현 체제를 유지키로 한
것은 특히 자민당측이 독자적으로 집권하기 힘들다는 현상황을 받아들여
무라야마정권을 통해 집권하는 차선책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민당의 각 파벌은 무라야마총리가 퇴진할 경우, 총리지명 과정에서
맞부닥쳐야할 당내 혼란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왔으며 당분간은 현 체제를
고수하는 편이 득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 할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무라야마 총리체제의 연장을 통한 정권및 당내결속 유지
방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된 현정권의 지지기반 약화는 수뇌부에 대한
당내부의 인책요구 증폭, 야당인 신진당의 중의원해산 공세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는 오는 9월말로 예정된 자민당총재 선거등에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는 일본정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김현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