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증가를 못따라잡는 공급부족등으로 곡물가가 끝없이 치솟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곡물수입및 가공업체들이 판매가격인상등 자구노력을
본격화하는 한편 그동안 곡물을 수출해오던 나라들조차 수입국으로 전환
하는등 국가차원의 식량안보수호에 나서고 있다.
장마와 가뭄등 자연의 횡포로 시세가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곡물은 다른 농산물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소맥과 옥수수.
소맥은 최근 미 중서부의 곡창지대를 강타한 가뭄에 따른 수확부진우려로
18일 미 시카고곡물시장에서 부셸당 4.5달러에 거래돼 1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마때문에 파종이 늦어진 옥수수는 수분(꽃가루받이)시기에 불어닥친
가뭄때문에 부셸당 2.95달러로 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다 미 농무성은 호주의 작황부진과 중국,러시아,캐나다의 감산등으로
95/96 곡물년도(95.9~96.8)의 예상곡물생산량이 5억4,300만t에 그치는 반면
소비는 5억5,010만t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수입곡물을 원료로 쓰는 업체들이 수입을 앞당기거나 제품판매
가격을 올릴 움직임을 보이는등 가격앙등으로인한 손실을 피해가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곡물조달을 둘러싼 위기의식은 국가차원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세계적인
곡물수출국이던 중국이 앞으로 미국으로부터 300만~400만t의 옥수수를
수입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고 대두등 다른 곡물수출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EU도 사실상 곡물수출을 중지키로 결정한 상태다.
이에따라 지난 70년이래 국제시장에서 꾸준히 곡물을 수입해오던 러시아는
수급압박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곡물 소비의 지속적 증가로 종래의 곡물무역흐름이 크게
변화, 최근의 가격상승이 일과성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밀의 경우 앞으로 2주이내에 5달러선을 돌파할 것이란 분석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 이창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