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예금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5년 상반기중 예금은행 수신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중 은행고유계정의 예금은 작년말(1백20조원)보다 3.8%
(4조5천억원) 늘어나는데 그친 1백24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중의 증가율 6.5%(6조5천억원)에도 크게 못미치는
규모다.

이에따라 은행전체 수신고에서 고유계정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93년말의
52.7%에서 지난 6월말에는 46.6%로 낮아졌다.

한은관계자는 "은행예금이 줄어든 것은 올초 1조1천억원가량의 공모주청약
예금의 예대상계등에도 영향이 있지만 금리자유화로 비은행권의 수신금리가
크게 높아진게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부터 실시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 거액자금이 은행권
을 이탈하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금리가 낮은 은행 예금의 증가세가 이처럼 둔화되는 반면 제2금융권상품
으로 분류되는 금전신탁은 상반기중 수신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전신탁은 상반기중 17조2천억원(16.5%)이 늘어난 1백21조5천억원을
기록, 은행총수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5%로 올라가 고유계정(46.6%)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특히 고금리 금리파괴형상품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던 일반불특정금전
신탁의 경우 수신고가 작년말 1조8천억원에서 지난 6월말에는 6조2천억원
으로 2백40%가량 늘어나는등 확정금리부 신탁상품의 수신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상반기중에는 또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 자금을 단기운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만기가 짧은 양도성예금증서(CD)의 수신도 작년말
17조9천억원에서 21조1천억원으로 17.9% 증가했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