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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의 형태이긴 하지만 정부가 29일 내놓은 ''증권관련산업개편방안''
은 향후 증권업계에 지각변동을 알리는 타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편안이 담고 있는 내용과 쟁점, 그리고 향후 전개방향에 대한 업계의
다양한 입장을 종합, 시리즈로 엮는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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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산업이 새로운 대변혁의 길목에 들어서고 있다.

증권산업개편 연구반이 29일 발표한 "증권관련산업의 개편방안"은
증권산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증권산업 개편방안은 범세계화추세에 당면한 금융산업의
혁신을위해서는 획기적인 체재정비가 팔요하다는 기본인식아래 증권산업의
경쟁력 강화를위해 업무영역 확대및 겸영화 확대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선진외국의 경우 금융산업 개편은 이미 10여년전부터 활발하게 추진되기
시작, 증권산업의 경우 분업주의를 탈피해 겸업화를 대폭 수용하는 쪽으로
이뤄졌다.

영국이 지난86년 빅뱅(Big Bang)과함께 증권업에의 진출입 자유화등
겸업체제에 돌입,증권업의 경쟁력 강화를 추구했다.

미국도 은행과 증권업의 업무영역을 엄격히 구분한 글라스-스티컬법이
조만간 은행과 증권사들의 상호진출이 허용되는 쪽으로 개정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일본역시 지난93년4월의 "금융제도 개혁법"시행으로 자회사형태에 의한
금융기관 상호진출이 가능해졌다.

우리의 증권산업 개편방안역시 경쟁력 강화를위한 상호진출 허용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급격하게 이뤄지고있는 세계금융시장의 환경변화에 부응하고 금융의
세계화및 증권화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응,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증권산업의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미완성의 작품이라고 할수있고 금융기관간에 이해가 엇갈리는
미묘한 문제에대해서는 1,2안을 제시하는등 새부적인 방향을 뚜렷하게
밝히지 않은 대목도 있지만 증권사와 투자신탁의 상호진출과 투자자문회사
의 업무영역 확대를 당면한 주요과제로 삼고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은행 증권 보험회사등의 업무영역 구분을 더욱 완화,
상호 고유업무에의 진출도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번 증권산업 개편방안은 범금융차원에서의 종합적인 개편구도를
담지 못해 21세기를 향한 우리나라 금융산업 체재개편의 기본방안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받고있다.

은행들의 신탁업무와 투자신탁회사등 유사성이 강한 업무를 보다
포괄적인 관점에서 조정하는등의 근본적인 금융산업 개편골격을
담지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일부에서는 금융권 전체의 경쟁력 강화및 구조조정보다는
기존의 증권산업 범위내에서 어떻게 나눠먹느냐 하는데 치중한 영업권
조정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등 여타 금융권과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을 의식해 증권업 내부의
업무영역만 재조정하는 미봉책에 치중한 감이 짙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금융시장의 개방과 자율화추세에도 불구하고 증권산업에 대한
통제기능을 고수하기위해 컨소시엄형태로의 투신업 허용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있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증권사의 투신업 진출문제는 단독진출 혹은 컨소시엄등의 형태를 놓고
증권사들사이에 상호입장에 따라 상당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임매매의 허용이나 제한적인 투신업무 참여등이 거론되고있는
투자자문회사들의 진로역시 과연 현재 투자자문사들의 위상이나
능력으로 볼때 합당한 일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증권사는 물론 투자자문회사들까지 투신업무를 취급하는등
시장규모 확대가 미흡한 현실아래서 취급 금융기관만 급격히 확대될
경우 증권산업이 새로운 회사가 대폭 신설된후 심한 어려움을 겪고있는
생명보험이나 리스업계의 재판이될 가능성이있다는 우려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일부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이날 발표된 증권산업
개편방안만으로도 앞으로 증권계는 엄청난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회사들은 지난80년대 기업공개및 증자를통해 이룩한 대형화이후
새로운 도약기를 맞게될 것이 틀림없다.

매매수수료 의존도가 지나칠 정도로 높아 불안하기만했던 경영환경이
호전되고 단기금융상품이나 선물 옵션등 새로운 상품의 취급과 카드,
리스업에의 진출등을통해 보다 다양한 신상품을 개발해 대고객 서비스
향상및 경쟁력 강화를 꾀할 수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증권산업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서 증권사들의 세력판도가 바뀌고
금융시장 개방과 맞물려 앞으로 증권시장이 증권회사들간에는 물론
증권이외 여타금융기관들도 참여한 대격전장으로 변할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조태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