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쿄의 대표적 문화거리 시부야.유행의 출발지이자 집산지인 이곳에
최근 각종 만화전문서점이 등장,관심을 모으고 있다.

10만권이 넘는 만화를 판매하는 대형매장과 고만화전문점, 한권에
수천만원짜리 만화를 파는 희귀만화전문점, 수입만화점 등 개성만점의
만화점들이 속속 자리잡고 있다.

94년 3월 옛만화전문점 "만다라케"가 선을 보인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시부야의 일반서점 산세이토(삼성당)서점이 10만권을 보유한 만화전문점
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일본의 유명서점인 아사히야(욱옥)서점도 지난 2월 만화전문점을 열었
으며 3년전 만화체인점으로 출발한 "만화의 숲"시부야점도 재단장함으로써
부야일대가 만화중심지로 변했다.

일본은 최근 만화성장세가 주춤한 상태.컴퓨터게임의 급성장으로 만화
산업이 매력을 잃고 있는데다가 독자층 또한 달라져 읽고 버리는 잡지
만화나 보는 층이 늘어난 까닭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30~40대 직장인들의 거리인 시부야에 만화전문점이
증가하는것은 전반적인 불황에 시달리는 만화출판계와 서점관리자들이
만화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직장인들을 집중공략함으로써 불황을 타개
하려 하는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만다라케"점은 어린이만화부터 어른만화까지 다양하게 진열하고 있는
만화백화점.

한권에 100엔가량의 염가책이 주류를 이루지만 한권에 300만엔(약 2,700
만원)이나 되는 SF최고작 "최후의 세계대전"도 놓여있다.

산세이토서점은 "산세이토 코믹스테이션"을 마련,지나가는 직장인들이
쉴수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있다.

아사히야서점에는 어른들을 위한 "추억의 만화"코너를 신설해"권투왕
조", "캔디 캔디"등 왕년의 명작을 배치하고있다.

"만화의 숲"시부야점은 미국만화를 수입,판매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있다.

미국만화에 나오는 캐릭터가 여고생들로부터 인기있기 때문.

이들 만화전문점의 공통적인 특징은 가능한한 많은 종류의 만화를 구비
하는 점.

예전의 만화판매처럼 신간 또는 비슷한 종류만 모아 파는 것이 아니라
모든 만화를 찾아볼수 있도록 함으로써 만화애호가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특히 일반 서점에서 판매되는 만화가 신간 중심인데 비해 기간본의 비율을
높임으로써 30~40대 샐러리맨들의 발길을 유도한다.

서점 인테리어도 성인들이 편안하게 들어올수 있도록 꾸미고있다.

일본의 직장인세대는 만화보기가 거의 유일한 낙이었던 전후세대.

코믹시티의 대표 나카노 미쓰고씨는 "만화는 이제 어린이들이나 보는
장르가 아니다"라고 얘기한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