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해서 계속 제기되는 정책과제로 주행세문제가 있다.
서울시의 경우 세칭 "빅3"후보 모두 그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아직은
이르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그간의 논의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함께 앞으로 고려해야 할 점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뭔가 현실을 잘못 알고 있거나 너무 모른채 공허한
논의만을 계속하는 인상이기 때문이다.
첫째 정부는 과거 휘발유와 경유에 부과해오던 특소세를 지난 94년
예산부터 신설한 목적세인 교통세로 전환,그 세수전액을 자동차특소세및
부품관세,공항및 항만사용료 등과 합쳐 신설된 교통시설 특별회계로
관리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주행세 논의는 세금신설도,유류특소세율 인상조정도 아닌 현행
교통세율의 단계적 대폭적 인상요구로 설명돼야 옳다.
참고로 교통세율은 현재 휘발유 150% 경유 20%이며 세수는 94년에
3조2,000억원,95년 예산에 3조5,500억원이 계상되어 있다.
둘째 교통세는 국세다.
중앙정부에 건의형식의 요청은 할수 있어도 지방정부의 장이 세율을
얼마로 올리겠다든지,또는 거둔 세금을 어디에 얼마큼 쓰겠다는
식으로 공약할 사안이 아니다.
그건 그의 권한과 능력밖이다.
교통특계는 이미 세입의 일부를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권 전철사업에
할애하고 있다.
그러니까 문제는 지원규모를 장차 얼마까지 확대할것이냐이다.
셋째 휘발유와 경유에 부과하는 교통세,즉 지금 세간에서 말하는
주행세의 대폭적인 인상은 기름값을 비싸게 만들고 소형대신 중.대형,
운행을 많이하는 차에 더 많은 부담을 지움으로써 기름소비억제 교통난
완화 대기오염완화등 일석삼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때문에 어느모로나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을만하다.
그러나 이런 효과는 우리사회의 자동차보유자 기름소비의 가격탄력성이
높은 경우라야만 기대가능하다.
이점과 관련해서 우리 현실은 상당히 회의적이다.
좀더 세월이 가면 모를까,아직은 가격의 고저에 그다지 개의치 않는
경향이다.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세율인상은 단지 세수증대와 부담증가 물가압력만을
결과할 것이다.
넷째 이른바 주행세와 연관해서 거론되는 각종 보유세부담완화는 일단
합리적이고 옳은 접근으로 여겨지지만 그것이 초래할지 모를 역작용에도
충분한 연구와 대비가 필요하다.
우선 중.대형차선호경향을 더욱 자극할 위험이 있으며 다음은 멀지않아
닥칠 외제차 수입확대와 맞물릴 경우 외제차 선호풍조까지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무거운 보유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소형.경차가 외면당하고 있는
한편으로 중.대형의 고급 수입차판매가 부쩍 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공해대책차원에서 경유세금과 가격을 특히 많이 올려 사용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경유값은 세계에서 가장 싼 축에 든다.
인위적인 저가정책을 버릴 때가 왔다.
이상과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서 보다 전문적인 연구를 계속 해야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