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3년여에 걸쳐 미.북한간 진행되어온 대북한 원전 지원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이제 막바지에 접어든 느낌이 든다.

6월8일자 전 언론의 발표내용을 보면 한국형 원전의 공급은 내부적으로
타결되었으나 합의문등 각종 서류에는 "한국형" 명기가 빠질 것 같다는
얘기다.

물론 정부에서는 "한국형"의 명기가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협상과정에서 흐지부지 넘어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동안 북한이 원자력을 군사적으로만 이용하는데 주력한 반면,우리는
원자력의 기술개발과 평화적 이용에 모든 노력을 집중해온 결과 마침내
세계에 자랑스럽게 내놓을수 있는 우리 고유의 모델인 "한국표준형 원전"
을 탄생시킬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우리의 원자력발전은 전체 소비전력의 약 40%를 담당하고 있고
그 이용률의 지속적인 향상으로 세계 최고의 이용률과 안전성을 확보
하였으며 그와 함께 미국 다음의 저렴한 전기요금 혜택으로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에 공급되는 원전이 엄연히 "한국형"이고 비용의 대부분도
우리가 부담하는 마당에 "한국형"임을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아울러 우리 전국민의 대다수는 우리나라의 우수하고 안전한 원자력발전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경단체,일부지역 광역
선거후보자들은 아무 근거도 없이 원자력의 안전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핵폐기물 저장소설치에 무조건 반대하는 쪽에 서니 답답한 심정이다.

이제 우리는 멀지 않아 우리기술로 건설한 원자력 발전소가 북한
곳곳을 환히 밝히는 것을 보게될 것이며 또 그렇게 되도록 전국민이
합심해야 할때라고 믿는다.

박철희 <서울 양천구 신정6동>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