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대가 주관하는 "제2회 오늘의 미술가상"수상자 이상원씨(60)의
수상및 화집발간기념전이 14~20일 서울종로구공평동 공평아트센타
(733-9512)에서 열린다.

출품작은 "시간과 공간" "적" "해변" "마대"등 50여점. 극사실기법을
바탕으로 한 추상화들이다.

화력40년의 이씨는 국내화단에서 보기 드물게 독특한 조형세계를
구축해온 작가.

독학작가인 탓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던중 월간 미술시대(대표
유석우)가 그 독자적인 작품세계에 주목,제2회 "오늘의 미술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씨는 강원도 태생으로 78년과 84년 동아미술상을 수상했고 78년
제1회 중앙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차지했다.

그의 집념과 용기는 화면에 펼쳐지는 특이한 조형성에서 드러난다.

이씨의 작업은 모필과 먹을 사용,마치 가까운 거리에서 카메라를
들이댄듯한 극사실의 세계를 펼쳐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씨가 주로 다뤄온 소재는 버려진 것들. 썩어가는 마대나 뒤엉킨
그물망,추수가 끝난뒤의 썰렁한 들녘풍경,하수에 잠겨 찢겨진 신문지,
폐타이어가 산처럼 쌓여있는 폐품처리장등 삶의 영역에서 밀려난
것들이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대상에 대한 애착은 버려진것들에 대한
연민의 감정에서 출발하지만 한편으로는 문명에대한 비판의 의미도
함축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박용숙씨는 "이씨의 작업은 한마디로 현미경처럼 미시적"
이라고 밝히고 "따라서 그리는 행위라기보다는 정확하게 옮기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특별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평했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