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상무부는 한국을 포함한 10개 주요 개발도상국을 지정하여
자국기업의 이들 국가로의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 국가들을 거대신흥시장( Big Emerging Markets )으로 칭하면서
미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사회간접자본부문의 수출지원을 주요목표로
하고있다.
특히 그 10개국중에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그리고 멕시코가 포함되어
있어 중남미시장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같이 세계최대 교역국인 미국에 중요한 시장인 중남미시장이
우리에게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자.대체로 우리에게
있어서 중남미지역은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거리가 있는 지역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더군다나 80년대초에 중남미지역을 휘몰아친 외채위기라는
엄청난 사건,그리고 끊임없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불안 등으로 인하여
부정적인 이미지를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실정이다.
그 결과 중남미시장은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에게는
별달리 중요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수출의 경우 87년에 무역수지흑자로 돌아선 이후 연30%정도의 높은
수출신장률을 보이고 있으나 94년의 대중남미 수출액은 약64억3,000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체수출액의 6.7%에 그치고 있으며 한국기업의 중남미시장
점유율은 약3.6%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대중남미 해외투자의 경우 연1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나
94년 12월말 현재 중남미 총투자액은 약2억3,700만달러로 우리나라의
해외총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2%정도에 불과하며 이는 12%를
넘는 일본과 큰 대조를 이룬다.
대중남미교역이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전체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미미한 원인으로 크게 두가지를 들수 있다.
첫째 중남미국가들에 대한 지역연구의 부족과 현지화를 위한 노력미비이다.
현지화란 단지 어떤 특정지역으로의 상품이동이나 생산시설의 설립으로
끝나지 않고 현지의 고유한 제도및 관습에 부합되는 상품개발과
판매전략의 수립을 필수요건으로 하고있다.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하여도 우리기업들은 각국 제도의 고유한 특성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여 현지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대중남미진출이 미비한 두번째 원인으로 그 시장자체에 내재해
있는 높은 위험을 들수 있다.
80년대초부터 중남미경제를 휘청거리게한 외채위기와 그로인해 끊임없이
파생된 정치.경제불안등으로 인하여 주요 중남미국가들의 외환결제능력에
대한 불안등 수많은 장단기적 위험요소가 상존해 왔다.
따라서 수출불능및 수출대금 미회수등의 위험이 고조되어 상품교역은
물론 해외투자가 소극적으로 이루어질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WTO시대 세계를 무대로 국경없는 무역전쟁을 하기 위하여는
역시 자원부국이며 잠재력이 많은 중남미시장이 우리의 큰 고객이
아닐수 없다.
이에따라 중남미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위하여 크게 세가지
대책을 생각해 봐야 한다.
첫번째 대책은 지역연구의 강화를 통한 현지에 맞는 마케팅활동의
강화로서 지금까지 중남미시장에 대해서 우리가 가져온 일종의 "재고처리시
장"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주요시장중의 하나라는 새로운
인식하에 적극적인 마케팅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이지역은 유럽의 영향을 받아 소비성향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고가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가격경쟁위주의 전략에서
고가 고품질의 상품수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두번째 대책은 수출품목의 다양화를 통하여 안정된 수출구조를
확립하는 것이다.
중남미지역으로의 주된 수출품목은 전자 전기 자동차 그리고 선박등
일부품목에 편중되어 있기게 수출품목을 생활용품에까지 다양화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출기반의 확보에 힘써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남미시장진출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 정치.경제.사회분야관련
위험완화및 제거를 위한 대책을 들수 있다.
가까운 예로 최근에 전개되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 인하여
수출대금 미회수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위험요소를 제거해주는 주요지원책으로서 수출보험을
통한 적극적인 지원들 들수 있다.
더군다나 개발가능성이 많은 중남미시장의 개척을 위하여 시장개척보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할 뿐만아니라 우회수출을 위한 해외투자보험도
활용해야 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중남미 국가로의 확장가능성및 남미공동시장(M
ERCOSUR)등 지역블록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역내시장 뿐만아니라
미국과 캐나다,그리고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어느지역보다도 시장잠재력이 큰 중남미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위해 정부의 폭넓은 지원과 수출기업들의 많은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