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영화감독이 포함된 서울시내 극장주 35명이 40억원대의 문예진흥기금
을 횡령한 사실이 검찰수사결과 드러났다.

서울지검 남부지청 특수부 이창재검사는 26일 극장 입장객들로부터 모금한
문예진흥기금을 횡령한 서울 용산구 남영도 "성남극장"대표 안준영씨(55)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하고 서울 강남구 신상동 "씨네하우스"대표
정진우씨(57.영화감독)와 강남구 논현동 "힐탑씨네마 극장"과 롯데월드
3,4관 대표 최창원씨(34)등 2명에 대해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업무상 횡령)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검찰은 또 "롯데월드 시네마 1관"대표 김병표씨(57)와 대한극장 국정문씨
등 극장주 3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하고 달아난 "롯데월드 시네마
2관"대표 이두용씨(42.영화감독)등 2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성남극장 대표 안씨는 지난 92년7월부터 극장 입장객들로
부터 모금한 문예진흥기금 1억7천여만원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 납부하지
않고 횡령했으며, 씨네하우스 대표 정씨의 경우 지난 91년3월부터 최근까지
15억4천여만원을 횡령하는등 서울시내 극장주 35명이 같은 방법으로 모두
40억여원의 문예진흥기금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검찰조사결과,이들은 진흥원과 서울시 극장협회의 계약을 통해 모금업무를
위임받아 입장료의 일정부분(입장료 3천원이하 2%, 3천원 초과 7.5%)에
해당하는 문예진흥기금을 모금, 일반수입과 별도보관하고 보관중 발생하는
이자와 함께 매 10일마다 진흥원에 납부토록 돼있는데 이를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 한은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