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만익저 문학수첩간 6천원)

서양화가인 저자가 그동안 붓으로 못다했던 그림밖 얘기를 정리해 묶은
수필집.

27일부터 열리는 "이만익 그림 40년전"에 때맞춰 출간됐다.

1부 "빵 대신 노을을 삼키며 걷던 길"은 고향 황해도 해주에서 보낸
유년기와 어려웠던 학창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칠판에 군함과 비행기를 가득 그려넣던 국민학교 교실, 염색한 군복에
헐렁한 군화차림으로 격변의 시대를 버텨온 서울대 미대시절의 얘기등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2,3부는 "고통을 견디는 생명력" "설화와 함께" 등을 통해 치열한
작가정신의 소중함과 삼국유사및 설화를 그림소재로 즐겨 다루게 된 동기를
밝혔다.

4부 "내가 만난 파리"에서는 서른여섯 나이에 아내와 백일된 아들을 두고
떠났던 프랑스 유학생활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파리의 뒷골목풍경등을
그리면서 젊은날의 고뇌를 내비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