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개방적 기술협력의 구현-첨단기술과 재래기술의 만남"

2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대전무역전시관(구엑스포번영관)에서 열리는
"제1회 APEC(아태경제협력체)테크노마트"의 주제다.

이 주제가 상징하듯 APEC테크노마트는 역내 회원국간 상호보완적
"기술교류의 장"이 선 것을 뜻한다.

기술수준과 산업발전단계가 서로 다른 회원국들이 각기 보유한 기술을
전시하고 서로 필요한 기술을 교환함으로써 APEC의 캐치프레이즈이기도
한 개방적 지역협력을 실현시킨다는 얘기다.

박재윤통상산업부장관도 이날 개막식 연설을 통해 "이번 테크노마트야말로
APEC정신에 가장 부합되는 행사"라며 "역내 민간기업간의 실질적인 협력을
위해 APEC가 어떤 사업들을 추진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모델적 행사"라고
강조했다.

사실 한국이 제1회 APEC테크노마트를 개최하게 된 것도 이런 의미와
무관치 않다.

APEC출범 당시부터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가교역할을 자임해온 한국이
APEC의 실질적 협력사업 제1호인 테크노마트를 주관하는건 지극히
자연스럽다는 것.

그래서 정부는 지난 93년 11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APEC각료회의에서
테크노마트 개최를 제안했고 94년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회의서 각국의
동의를 얻은 뒤 1년이상 이를 꾸준히 준비해왔다.

이를 통해 한국은 APEC에서의 주도적 위치를 확실히 굳히고 아태지역
기술교역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는게 통산부의 설명이다.

이런 거창한 의미부여말고도 이번 테크노마트는 "기술도 하나의
상품"이라는 인식을 새삼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될 것같다.

이미 세계 각국은 양자간 또는 다국간 테크노마트를 수시로 개설,서로
필요한 기술을 사고 팔아 왔다.

자기나라의 기술을 다른나라가 무단 사용하는 것을 막기위해 두터운
기술보호장벽을 치기도 한다.

어떤 때는 기술도용이 통상압력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미국 일본등 기술 선진국들이 지적재산권 문제를 중요한 통상이슈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예에 속한다.

그러나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체 기술개발여부는 경영전략상
선택의 문제다.

기술개발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기술을 도입하는게 훨씬 싸게
먹힌다면 오히려 이를 사오는게 낫다.

APEC테크노마트는 이런면에서 각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교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계각국의 기술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계기가 될
것으로 통산부는 보고 있다.

또 이번 APEC테크노마트에는 한국을 포함,모두 12개국 231개 업체가
참여해 역대 국내 기술전시.거래행사중 최대규모로 기록될 것 같다.

이들 업체는 행사기간중 총 390여개의 기술을 전시하고 서로의 기술상품을
거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기술을 사기위해 테크노마트에 참가를 신청한 기업은 국내
200개사,외국 250개사등 총 450여개 업체에 달한다.

통산부는 이들 기업들의 기술전시와 거래상담을 위해 4,200 의 전시장에
모두 231개 부스를 마련했다.

APEC테크노마트에 참여하는 업체를 나라별로 보면 미국이 32개 기업
으로 이들은 <>멀티미디어 생산라인 <>천연가스 자동차 <>폐열발전소등
46개 기술을 전시한다.

일본은 전자 제어 계측분야와 기계 설비분야등을 중심으로 26개사가
66개 기술을 선보인다.

주요 전시기술은 <>레이저 아날로그센서및 초음파센서 <>실내 난방기
송풍제어시스템 <>소형리듐전지등이다.

중국은 38개 업체가 정보.통신분야의 첨단기술과 기계.설비분야의 77개
기술을 내놓았다.

<>GEO통신위성 <>위성발사용 로켓 <>이동체 위치추적시스템등이 눈에
띄는 기술이다.

또 호주는 정보통신및 환경분야의 첨단기술 위주로 11개사가 15개
기술을,캐나다는 7개 업체가 반도체기술을 응용한 마이크로 머신기술등
7개 기술을 전시한다.

물론 행사 주최국인 한국은 참여업체나 출품 기술수 모두에서 가장
많다.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대우통신 제일제당등 44개 주요기업이 전기술분야에
걸쳐 153개 기술을 내놓았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