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큰아이 학교에 1일교사로 위촉이
되었다.

나는 가지고 간 홍보책자를 이용하여 원자력발전의 특징,필요성,경제성및
안전성등에 관해서 내딴에는 알기 쉽게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강의가 끝났을때 선생님과 아이들이 모두 원자력발전소를 실제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해 퍽 흐뭇하였다.

그러나 저녁에 집에 돌아와 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둘째아이의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내가 하는 얘기와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학교에서 원자력발전용 연료가 원자폭탄처럼 핵분열 연쇄반응이
강한 우라늄 235로 되어있다고 배웠다는 것이다.

원자로와 원자폭탄 모두 우라늄의 핵분열 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같으나,원자폭탄은 한꺼번에 대량의 에너지를 발생시켜야하므로
천연우라늄중에 0.7%정도만 포함되어 있는 우라늄 235를 거의 100%로
고농축하여서 순간적인 핵분열 연쇄반응으로 폭발이 일어나도록 하지만,
원자력발전의 경우는 장시간에 걸쳐 에너지를 조금씩 발생시켜야하므로
천연우라늄 238에 우라늄 235를 약 2~4%정도 가하여 저농축한 연료를
발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이 학교에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원자로와 원자폭탄을
혼동하는 일이 종종 있는것 같다.

합당한 비유가 될수는 없겠으나 아주 쉬운 표현으로 백주나 양주가
모두 술이기는 하나 그 농도는 아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이야기할수도 있겠다.

학교교육과 홍보내용이 좀더 알차게 꾸며지고 다루어져야겠다.

김원길 <한전기공(주)정책관리역실부장>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