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기진맥진한 상태다.

종합주가지수는 19일 연중최저로 앉은 뒤 20일에 또다시 하락,875.68을
기록하는 침체속에 한주동안 12포인트가까이 떨어졌다.

증시안정기금이 시장개입을 준비한다는등 증권당국이 여전히 증시부양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증안개입의 효과에 대해 지극히
냉담한 반등이었다.

여기에 일부 상장사의 자금악화설,현대자동차 한국통신사태등이
이어지면서 금융산업개편이나 아파트분양가 물가연동제등의 호재성재료도
맥을 쓰지 못한 한주였다.

거래량도 이틀을 빼고는 2천만주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 토요일 거래량 9백71만주는 토요일 거래량으로서는 93년 9월18일
9백32만주이후 최저수준이다.

시장의 관심은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에 쏠려있으나 이들의 매수여력은
바닥난 상태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특히 이달들어 18일까지 기관투자가들은 지속적인 매도우위속에
94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주요 매수세였던 투신은 수익증권 환매등으로 미매각수익증권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는 상태다.

은행들도 한국은행의 주식투자규제에 묶여 섣불리 움직일 처지가
못된다.

외국인투자자들도 월초엔 매수우위를 보였으나 12일이후 순매도로
돌아서 18일까지 4백60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고객예탁금도 5월들어 1천억원가량이 빠져나가며 19일 2조4백5억원으로
내려섰다.

2조원대 붕괴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결국 증시는 이번주중 증안기금의 개입에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증안개입은 당장 장세반전을 가져오지는 않더라도 대기매물을 흡수하면서
주식시장이 반등할 수 있는 호흡조절의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증안기금이 개입했을 때 종합주가지수는 처음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가 반등세로 돌아서곤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증안기금 개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기관들의
매도를 막는 조치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안개입을 매도 기회로 삼으려는 기관의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할수
있다면 증안기금개입은 주식시장이 보합세를 유지할수 있는 여건이
될수 있으며 소폭의 반등도 가능한 것으로 전망된다.

[[ 수급.자금사정 ]]

이번주 자금시장에는 은행의 지준마감과 소득세납입등 통화흡수요인이
많아 한국은행의 인위적인 통환환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자금경색 요인중 하나인 지자제선거가 다가왔기 때문에
자금사정의 호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또 주초엔 5개사의 공모주청약 3백20억어치가 있다.

경쟁률을 1백대 1로 가정할 경우 증거금은 6천억원정도가 필요하다.

또 유상청약이 1천1백35억원으로 지난주보다 좀더 늘어난데다 고객예탁금
2조원대가 위협받고 있어 수급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다.

결국 증안기금의 개입여부,개입의 강도에 따라 이번주 수급호전여부가
달려있다고 볼수 있다.

[[ 투자전략 ]]

어떤 재료도 먹혀들기 힘든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증안기금이
개입할 경우 어느 종목들을 살 것인가에 쏠려 있다.

증안기금은 지수안정을 통한 투자심리회복을 원하고 있어 지수에 대한
영향력이 큰 종목들을 사들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에 한전등이 강세를 보인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증안기금이 매수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군으로는 저PER
(주가수익비율)주가 있다.

금융주는 이미 증안기금 보유물량이 많아 매수가능성은 적을 듯하다.

증안기금이 개입하더라도 투자자들은 현재 증시여건상 급속한 장세회복은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 정진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