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불이" "세계최고의 노사협력" "산업평화의 불" "노사한몸 결의대회"
"노경헌장"..

최근 산업현장에 노사화합바람이 불면서 새롭게 선보이고있는 용어들이다.

화합행사를 주관하는 노사양측이 행사를 보다 독특하고 개성있게
치르려는 취지에서 "신조어"를 잇달아 만들어내 관심을 끌고있다.

회사와 가정의 일체화를 뜻하는 "가사불이"는 "신토불이" "노사불이"에
이어 나온 신조어로서 창원공단내 LG전자와 자동차부품업체인 센트랄,
한국GMB사등에 다니는 사원과 그가족들이 사용하고있다.

"세계최고의 노사협력"은 지난 4월11일 대우전자와 3백여개 협력업체들의
노사화합공동선언에서 나왔다.

"세계최고"를 수식어로 붙인 것은 초우량기업을 추구하면서 노사도 그에
걸맞는 관계로 옮겨가야겠다는 의지로 설명된다.

"산업평화의 불"은 현대그룹이 지난 3월16일 노사협력의식을 확산하기
위해 현대전자에서 채화돼 현대상선,고려산업개발등 계열사로 봉송되고
있는 성화.

현대그룹내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신조어다.

현대상선은 특히 지난 4월22일성화를 이어받은 컨테이너선의 명칭을
"노사불이선"으로 이름붙여 새로운 합성어를 만들어냈다.

5월12일 국제종합기계가 개최한 "노사한몸 결의대회"는 상당히 단단한
협력관계를 알리기위해 만들어진 명칭으로 "노사화합결의대회"의 어감보다
보다 강한 느낌을 주기위해 고안됐다는 후문이다.

"노경헌장"은 평소 모범적인 노사관계로 유명한 LG전자측에서 다른
기업과 차별화를 도모한다는 전략에서 나왔다.

노사협력에 대한 공감대와 방향을 "헌장"형식으로 명문화,기존 화합행사의
차원을 뛰어넘겠다는 취지이다.

이밖에 LG정보통신의 "노경정도 문화선포식",동국제강의 "노사세계화
선언결의대회"도 관계자들의 고심끝에 만들어진 용어들이다.

행사의 이벤트화도 빼놓을 수없는 새로운 현상이다.

행사장에서 뻣뻣이 선채결의나 선서를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참석자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행사를 지향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있다.

5월12일 동양시멘트 삼척공장의 노사화합행사에 처음 등장한 "노사공영기"
교환과 같은달 14일 구미공단내 고려전기와 대우전자노사가 노사협력을
주제로 공연한 연극은 좋은 사례들이다.

5월14일 쌍용양회의 노사화합행사프로그램으로 마련된 "투디"(쌍용마크)
그리기대회와 가수 이미자씨의 축하공연도 이벤트성 행사로 축제분위기를
북돋우었다.

5월11일 여천공단내 목회자와 노사관계자들이 모였던 "산업평화를 위한
기도회"는 종교계가 행사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모았다.

노동교육원 노사협력센타의 이정택박사는 "노사협력에 대한 저변이
그만큼 넓어졌기 때문"이라며 "창의적인 기업문화측면에서도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