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표를 잡아라"

민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여야정당 및 무소속 후보진영에 비상이 걸렸다.

각 후보진영은 이번 선거에서 젊은층 유권자들의 지지를 얼마만큼 끌어
내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고 보고 청년층 공략방안마련에 총력을
쏟고있다.

특히 선발주자인 민자당의 정원식, 민주당의 조순, 무소속의 박찬종
후보측은 "3인3색"의 전략으로 청년층 표잡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중이다.

세 후보진영의 이같은 움직임은 우선 총 7백45만여명의 유권자중
20~30대가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또 이들의 투표성향이 어떠한지에 대해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주된 이유다.

게다가 각종 여론조사결과 지지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부동표가 무려
50%를 웃돌고 있고 부동표의 대부분이 청년층에 몰려있다는 점이 세
후보진영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청년층 표의 향방은 아직 구체적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 보면 정.조 두 후보가 박후보를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정.조 두 후보진영은 선거대책기구가 본격 가동되는 이번주부터는
박후보의 인기가 "거품"에 불과하다는게 입증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민자당의 정후보측은 청년층 공략을 위해 두가지 기본전략을 마련해놓고
있다.

하나는 장관과 총리를 지낸 정후보의 개인적인 퍼스낼러티를 부각,
서울시정을 맡을 적임자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하나는 여당의 공.사조직과 정책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청년층으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이명박의원을 선거대책위의
기획. 총괄 선대본부장으로 임명하고 부문별 선대본부장등 선거핵심참모
진영을 젊고 참신한 인물들로 재편할 예정이다.

민주당의 조후보측은 이해찬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김민석영등포을지구당
위원장을 대변인에 기용하는등 선대본부의 인적구성 자체가 청년층을
겨냥한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조후보진영은 특히 20대 유권자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조후보의 일정을 보면 청년층과의 접촉이 빠져있는 날이 없다.

조후보가 경선에서 이긴뒤 첫 공식일정을 서울시립대 방문으로 잡고 이미
서울대 경희대 이화여대등을 잇달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무소속의 박후보는 20~30대에서 50%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자체분석에
따라 투표율제고에 안간힘을 쓰고있다.

그는 청년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지 않고서는 인기가 표로 연결되지 않고
그야말로 거품에 그칠것이라고 판단, 선대본부에 기권방지운동본부를 별도
로 설치해 청년층의 투표참여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 김삼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