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들어 경상수지적자는 전년동기보다 15억9,000만달러나
늘어난 37억5,000만달러로 집계되어 작년 연간 적자폭의 80%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금년중 경상수지적자는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로 경상수지적자가 8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는
기관들도 있다.
이와같은 최근의 국제수지상황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내년도 OECD가입을 앞두고 대외거래 자유화폭을 높여가야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수지가 악화되면 경제정책 운용상 여러가지
어려움에 부딪칠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지난74~75년 제1차 오일쇼크기의 외환위기때처럼 공적외환보유액
사정이 넉넉지 못한 가운데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수출이 부진하여
경상수지적자가 확대되었다면 문제가 아닐수 없다.
그러나 대외 지급준비자산이 충분한 선진국들은 경제의 구조적 요인에
의해 대규모 적자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는한 경상수지 적자를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
그러면 최근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적자확대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이례적인 초엔고속에서도 경상수지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고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최근 경상수지 악화의 주요인인 무역거래를
물량요인과 가격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물량면을 보면 1.4분기중 수출증가율은 지난분기에 이어 20%를
상회하는 22.6%로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 또한 22.9%나 늘어났는데 이는 국내경기호조로 생산규모가
확대되면서 원자재와 자본재를 더 많이 수입한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 엔고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수출물량 증가세는
가속화될 것이고 수입물량 증가세는 다소 둔화될 것이다.
따라서 무역수지악화폭은 엔고의 지속과 더불어 완화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
다음으로 가격면을 보년 금년 1.4분기중에는 수출단가(7.3%)상승률도
높지만 수입단가(9.9%)의 상승이 더욱 현저하였다.
수입단가의 상승률이 높은것은 엔고의 영향으로 대일 부품.소재
가격이 크게 오르고 원유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단가가 14.4%나 올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최근의 경상수지적자가 우리경제의 구조적 악화에
의해 초래되었다기 보다는 수출및 국내 경기호조와 엔화강세및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에 의한 것으로 볼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높은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경우에는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악화되더라도 그 나라의
대외지급 문제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이와같은 이유는 경기가 다소 진정되면 국제수지가 다시 개선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최근의 경상수지적자 확대가 우리나라 경제규모와 대외
지급준비자산 규모에 비교해서는 어떠한가.
IMF(국제통화기금)는 경상수지적자의 대 GNP 비율이 대략 5% 이내이면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적자의 대 GNP비율이 1.3%로서 93년중
미국 1.6%,영국 1.8%,캐나다 4.5%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금년들어서도 GNP가 8%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경상수지 적자가 80억달러에
이르더라도 대 GNP비율이 1.8% 내외에 그쳐 크게 높은 수준이 아닌
것이다.
결국 IMF의 기준에 의하면 우리나라 경상수지적자는 아직도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여 경상수지 개선을 등한시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경제의 내실화를 다져 우리도 당당히 선진국대열에 진입할수 있기
위해서는 경상수지가 최소한 균형기조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계설비 부품소재의 국산화를 높여 경기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경상수지가 악화되는 폭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며,아울러
엔화강세가 지속적인 수출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개술개발 촉진과
비가격 경쟁력 제고를 도모해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끝으로 사치품의 수입급증등 최근들어 만연되고 있는 과소비풍조도
시정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부자나라인 일본의 가구당 외식비용 지출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다는
보도를 새삼 되새겨 봐야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