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원이 증시약세를 우려,지난주말 내놓았던 국민은행등 정부보유지분
매각을 연기하기로 한 것은 정부의 증시부양의지가 여느때와 다르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정부보유지분 매각발표는 재경원안 증권담당국인 금융정책실이 아닌
국고국에서 나왔다.

증시를 살려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쪽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민영화
일정에 쫓기는 쪽에서 덜컥수를 내놓은 듯하다는게 업계의 중론.

재경원의 부서들이 "따로국밥"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정작 눈여겨 봐야할 대목은 두 부서의 조정된 결론이 지분매각
연기쪽으로 났다는 사실이다.

신용융자한도확대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시기 조기발표등에서 잇따라
드러난 정부의 증시부양의지에 흔들림이 없다는 확인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서간 의견통일이 하루만에 이뤄진 것은 바짝 다가온 선거를
의식하기 때문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부보유지분 매각방침을 발표하자마자 8일연속 오름세를 타던 증시가
꺾이자 당황한 사람들은 증권담당부서만이 아니었던듯하다.

지분매각방침을 내놓았던 국고국관계자는 그 시행시기와 관련 "이번주부터"
가 아니라 "6월말까지" 팔겠다는 것이었는데 와전됐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발자국 더 나아가 "증시가 회복세를 보일때까지"는 팔지 않겠다는
데까지 물러섰다.

증시를 더 아는 편인 증권당국자들은 국민은행주식을 당장 팔더라도
하루에 50억원이상은 내놓지 않게 되어 있었는데도 아우성을 치는
증권시장이 조금은 야속하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올해 증시약세가 민영화관련 매각물량압박에서 그 큰요인을
찾을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 당연한 반응이랄수 있다.

재경원이 정부지분매각을 증시가 "완전히 회복된 뒤"로 미룸으로써
재경원내 부서간의 총선으로 빚어진 투자심리위축은 평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해프닝이 한지붕 두가족의 재경원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드러낸 또하나의 사례라는 것은 움직일수 없는 사실이다.

< 정진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