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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경제신문이라면 단연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일본경제
신문을 꼽는다.

이들 3개신문은 나름대로 특징을 갖고 있지만 정확한 기사와 심층분석의
해설기사를 바탕으로 여론을 선도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경제의 최강자인 미국을,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을,
일본경제신문은 아시아를 각각 대표하는 위치에 있다.

이들은 발행부수면에서는 일간종합지의 절반정도에 불과하지만(월스트리트
저널은 예외) 독자층이 주로 여론선도계층이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은 어떤
신문과도 견줄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이런 점에서 우리경제의 세계화를 선도해야할 한국경제신문의 역할과 기능
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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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스트리트저널 ]]]

맨해튼의 증권회사들은 아침 7시30분이면 세일즈미팅을 갖는다.

어느 회사를 막론하고 공통적인 것은 플로어 이코노미스트가 나와 경제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한다는 점이다.

이 미팅에서는 신문에 난 기사 하나하나가 시시콜콜하게 언급되지 않는다.

신문을 읽었다는 전제아래 대화가 오가는 것이다.

이 신문은 물론 월 스트리트 저널이다.

따라서 출근전에 주요기사는 모두 머리속에 넣어 두어야 한다.

세계금융의 심장부인 월 스트리트 지하철역에 내리는 직장인들이 거의
예외없이 정장을 한채 월 스트리트 저널을 들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에서다.

출근길 그 좁은 전동차안에서도 신문을 두겹 세겹 접어서 읽을 정도로
열성들이다.

이 신문독자들은 일반 기업체 샐러리맨들 뿐만 아니라 관공서는 말할 것도
없고 가정독자도 많다.

발행부수도 뉴욕 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를 훨씬 능가하는 200만부에 육박,
미국내 최대의 신문으로 자리를 굳혔다.

독자층 역시 85%가 고정독자이며 소위 중산층이나 오피니언 리더들이 주류
를 이룬다.

이런 배경 때문에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미 경제전문지의 한계를 넘어
정치나 사회 각 부문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이같은 성가는 결코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1889년 창간된 이래 이 신문은 기사의 정확성을 제1의 모토로 삼아 왔다.

따라서 위험부담이 큰 한건주의의 센세이셔널한 기사는 가급적 피한다.

큰 사건이 발생해도 좀처럼 당일 사설을 쓰지 않는게 특징이다.

하루 이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건의 전말을 파악한 후 신문사의 의견이랄
수 있는 사실을 내보낸다.

제목도 결코 선정적으로 뽑지 않는다.

담백하게 사실적으로 처리한다.

사진이나 컬러를 쓰지 않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또 사회적인 평가시스템이 신문의 질을 더욱 높여주고 있기도 하다.

신문에 어떤 기사가 나가면 반드시 그 기사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다.

특히 이 신문의 사업정책은 신문의 영향력을 높여주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유럽판 아시아판을 발행하면서 전세계경제를 커버하고 신문을 근간으로
다양한 관련사업을 펼치고 있다.

투자정보지(BARRON)를 비롯해 구직정보지(NATIONAL BUSINESS EMPLOYMENT),
소비자정보지(AMERICAN DEMOGRAPHICS)를 발행하고, 전문경영인을 소개하는
비즈(BIZ)도 월 스트리트 저널에서 나오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시대추세에 맞춰 상당한 변신도 모색하고 있다.

컬러를 도입하는 것이다.

갈수록 광고주들의 압력이 커져 이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나 본사와 8개의
공장시설을 교체하는데 막대한 돈이 들어 선뜻 용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냉전시대종식과 함께 정치보다 경제가 강조되는 이 시점에서 월 스트리트
저널의 위상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견해이다.


[[[ 일본경제신문 ]]]

직장인들이 집중되는 아침출근시간에 동경시내 지하철을 타면 니혼게이자이
(일본경제)신문을 읽는 직장인들로 가득하다.

요미우리 아사히등 종합지도 많이 있지만 다른 신문을 읽는 독자는 찾기가
어렵다.

일경이 직장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신문이자 최고권위지로 군림하는 것은
결코 판매부수 때문이 아니다.

일경의 발행부수는 약280만부로 요미우리나 아사히에 비하면 3분의 1에
그친다.

일경 영향력의 비밀은 기사의 내용과 독자층에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일경은 경제전문지다.

종합지인 요미우리나 아사히와는 달리 뉴스가 대단히 특화돼 있다.

편집정책상 경제기사에 중점을 두고 있어 기자의 배치등 정보수집체제도
경제정보중심이다.

일경은 어디까지나 경제전문을 지향한다.

경제분야로 특화한 속에서 가능한한 뉴스의 범위를 확대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면에 있어서도 샐러리맨에 관한 것이 중요기사로 취급되고 있으며
문화면도 경제문화적인 매력을 갖는 지면으로 만들고 있다.

물론 일경에도 사건기사는 게재되고 정치뉴스에도 상당한 비중이 두어져
있다.

그러나 이들 뉴스는 꼭 필요한 내용만을 축약해 보도하고 있다.

따라서 일경은 경제정보면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있다.

게다가 일경산업신문 일경유통신문 일경금융신문등도 함께 발행해 경제
정보지로서의 체제가 완벽하다.

일경의 또다른 특징은 독자층이다.

기업에 근무하는 엘리트들은 대부분 일경을 읽고 있다.

특히 간부들의 경우는 필독지다.

직장인들사이에서는 일경을 읽지않고는 화제에 끼기 힘들 정도다.

기업의 엘리트들은 바로 사회의 오피니언리더들이다.

비즈니스 또는 교우관계로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고 여론을 선도한다.

오피니언리더에게 빼놓을 수없는 요건이 경제에 대한 지식과 정보다.

일본경제신문은 이런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원이자 화제를 매개해
주는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경제신문 독자들은 소비력이라는 면에서도 평균이상 수준에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일경은 광고료도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구매력이 있는 독자들을 상대로 한 광고인만큼 비싼 것이 당연하다고 볼
수있다.

국제경제정보도 강화돼 일본을 대표하는 신문으로서의 지위를 확립했고
기업으로부터도 일경에 보도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홍보전략이 되고 있다.

일경은 한걸음 더나아가 경제정보의 완전독점화를 추진하고 있다.

경제정보라면 질적으로뿐아니라 양적으로도 최고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투자에 관한 계간출판물인 ''회사정보''로 상징되듯 수많은 잡지와
출판물을 발행하고 있으며 전자신문을 통해서도 경제정보를 신속히 전달하고
있다.

[[[ 파이낸셜타임스 ]]]

지난해 김철수통상대사등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직에 출마한 후보자들
이 첫 인터뷰를 가진 유럽언론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였다.

유럽통신시장 개방을 앞두고 컨서트(영국 브리티시텔레컴과 미국 MCI합작)
미국 AT&T등이 시장선점을 위해 연일 전면광고를 통한 "얼굴알리기"경쟁을
펼친 곳도 이 신문이었다.

자크 상테르위원장 리온 브리튼 부위원장등 유럽연합(EU)집행위 간부들도
이신문을 보며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FT의 판매부수는 현재 29만여부정도."더 타임스"등 영국의 대중지에 비해
절반수준에도 못미치는 부수로 FT가 이처럼 세계 최고언론의 위치에 올라선
이유는 무엇일까.

그 첫째는 이 신문이 발빠르게 국제화를 추진했다는 점이다.

베를린 파리 로마 서울 뉴욕 워싱턴 도쿄 홍콩등 세계 20여개 주요도시에
특파원과 편집분소를 두고있다.

이를위해 34명의 정규직 특파원과 70명의 비정규직 특파원등 100여명의
기자들이 연일 해외소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해준다.

런던외 프랑크푸르트 뉴욕 도쿄등지에도 인쇄시설을 갖춰 총판매부수의
40%정도를 해외에서 판매중이다.

광고수입의 절반이상인 51%가 해외에서 들어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확한 분석력및 탁월한 기획력도 이 신문의 권위를 지켜주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정치사회 뒷면의 가십성 기사나 선동적인 기사는 대중지에 맡기고 하루
평균 44쪽 지면에 정확한 분석을 기초로 하는 주요정보만을 담고 있다.

렉스칼럼등 증시관련 기사는 기업분석을 곁들여 주식브로커들이 "성경"으로
일컬을 정도로 정확성과 예측성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FT주가지수는 런던 금융중심가인 "시티 오브 런던"은 물론 뉴욕등 세계
증권가에서 주가움직임을 예측하는 핵심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소식과 새로운 경영기법, 그리고 경영인의 평가를 연일 게재, 금융가는
물론 세계 산업계에 유익한 정보를 전해준다.

게다가 정보고속도로 소프트웨어 수출현황등 경제 전반에 걸친 심층분석을
16쪽에 걸쳐 비정기적으로 펴내고 국가특집을 곁들이는 한편 연간 250회에
걸친 여론조사를 통해 세계인들의 관심사를 정확히 분석하고 있다.

가정독자를 위해 주말판을 통해 요리 저서 여행 스포츠등 다양한 읽을거리
도 제공하고 있다.

이 신문의 역사는 100여년정도.

그러나 지난 45년 파이낸셜타임스(1888년 설립)와 파이낸셜뉴스(1884년
설립)가 합병한후 오늘의 FT가 자리잡은 사실을 감안하면 그 역사는 영국
언론으로는 상당히 일천한 편이다.

부수도 30만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좋은 신문,권위있는 언론은 그 부수나 역사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FT가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