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근로자의 날은 "투쟁"으로 점철되었지만 앞으로는 근로자의 인간다운
삶과 노사협력을 통한 기업공동체의 발전을 모색하는 날이 돼야할 것입니다"

박종근노총위원장은 "5월1일 "근로자의 날" 기념도 변화하는 노사관계에
부응할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는 노사대등에 기초한 자율과 자치의 원칙을 존중하고
사용자는 경영내용을 성실히 공개, 노사간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자의 날"을 맞아 전국 근로자에게 전하시고 싶은 메시지는.

"메이데이(May Day)는 주48시간 노동을 쟁취한 날로서 보편적가치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주44시간 노동이 일반화돼 있지만 앞으로는 보다짧은 근로시간으로
효율적인 생산을 할수있는 작업구조조정이 중요합니다.

열심히 일한뒤 남는 시간을 레저활동이나 문화생활등 삶의 질향상을 위한
일에 전념할 수 있어야합니다.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근로자들은 일과 여가를 다함께 충족시키는 산업
사회의 주역이 되기를 바랍니다"

-미래사회는 흔히 고부가가치산업과 함께 정보화사회로 요약됩니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른 노동계의 바람직한 역할은.

"기업이나 정부등 사회각부문이 국제화.선진화되는 추세에 따라 노동조합
도 많은 발전이 있어야 합니다.

개인 또는 집단이기주의에 사로잡힌 노동운동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경제주체로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과학적.합리적인 노동운동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도 많고 사고방식도 미래지향적인 "브레인"들이
많이 배출되어야 합니다"

-현재 노동조합이 자체교육프로그램을 갖거나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만 복안이 있으신지.

"어차피 지금은 과도기적 성격을 많이 지니고 있습니다.

조합비상한선 철폐나 노조전임자의 확대문제등은 오히려 지엽적인
것입니다.

문제는 정부나 사용자측의 태도입니다.

경제발전의 주체로서, 진정한 노사협력의 당사자로서 노동조합과 근로자들
을 인정해 준다면 자연히 풀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이라든지 재야노동계의 사회
개혁투쟁계획을 두고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습니다.

"노동운동은 우선 국민정서에 맞아야 합니다.

책임과 의무를 함께 지는 성숙한 노동운동이 중요한 것도 그때문입니다.

노동계의 정치활동은 국민의 참정권차원에서 보호돼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이 개별사업장이나 일부노동단체의 이해관계에 얽혀든다면 자제
해야할 일입니다"

-정부나 사용자단체에 바라는 사항은.

"정부는 임금부문외에 근로자들 삶의 질을 높일수있는 각종 제도개선방안을
계속 내놓아야 합니다.

사용자측도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인식, 근로자에 대해 과감한 교육투자를
해야 합니다.

경쟁력향상을 말로만 해서 되겠습니까.

상호신뢰와 이해를 위해서도 투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앞으로 노동조합간부들에 요구되는 덕목을 든다면.

"합리적인 성향을 갖고 직장내에서도 존경받는 덕망가들중에 간부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연령수준도 지금보다는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야 "노동귀족"에 대한 시비가 없어집니다"

-최근 전국적으로 노사화합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만.

"노사협력은 노사 어느 일방이 원한다고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를 책임있는 경제주체로서 인정하고 대등한 관계속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할때 가능한 것입니다.

노사화합선언 사업장의 노사는 이같은 점을 분명히 알아야 실효를 거둘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