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참사를 불러온 대구지하철공사장가스폭발사고는 도시가스를 쓰는 전국
가구의 30-40%가 액화천연가스(LNG)보다 안전성이 낮은 액화석유가스(LPG)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도시가스체계와도 무관치 않다.

현재 전국의 도시가스공급은 2가지로 나뉘어 있다.

서울과 충남북일부등 대전이북지역은 평택인수기지에서 끌어오는 LNG를
쓰는 반면 대전이남(강원포함)은 20개사업자를 통해 각 가구에 공급되는
LPG를 사용하고 있다.

대전이남지역의 배관망은 대전이북과 달리 한국가스공사의 배관망이 아닌
자체배관망이다.

사고가 난 대구도 마찬가지다.

통산부는 기본적으로 LPG가 LNG보다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공기의 무게를 1이라면 LNG는 0.5, LPG는 1.5-2.0(프로판 1.5,부탄 2.0)
이다.

LNG가 공기보다 가벼워 쉽게 흩어지는 반면 LPG는 밑으로 가라앉아 인화성
물질에 닿으면 폭발하기 쉽다.

게다가 LNG는 공기중에 5-15% 포함돼야만 연소하는 반면 LPG는 2-10%만
섞여도 탄다.

정부는 이처럼 LPG가 LNG보다 안전성이 떨어지는데다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국의 도시가스를 LNG로 바꿔 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현재 LNG배관망이 깔려있는 곳은 서울과 충남북일부뿐이다.

정부는오는 96까지 대전에서 광주까지 호남권과 대전에서 창원까지 영남권
의 주배관망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광주에서 창원까지 남부권은 오는 98년까지주배관망을 완공할 방침이다.

그러나 주배관망이 완공되더라도 도시가스사업자에서 각 가정으로 공급되는
지배관까지 완공시키려면 앞으로도 6년정도 소요될 것으로 통산부는 추정
하고 있다.

2000년이 돼야만 전국도시의 LNG배관망을 완공시킬수 있다는 얘기다.

전국에 LNG를 공급하려면 인수기지도 더 세워야 한다.

현재 인수기지는 평택뿐이고 인천에 건설중이다.

정부는 진해등에 제3인수기지를 세울 방침이다.

통산부는 LNG인수기지를 하나 더 건설하고 배관망을 완성시키려면 93년
불변가격기준으로 5조2천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대전이남 지역의 20개
도시가스사업자들이 사용가구에 LPG를 공급하는 자체배관망의 부실이나
안전관리소홀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사고가 난 지역의 LPG는 대성산업그룹의 대구도시가스(주)가 공급하고
있다.

배관망 역시 이회사에서 깔아놓은 것이다.

자체배관망이나 사업소에 대해서는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연1회 정기검사를
하고 6개월에 한번씩 자체적으로 검사를 하게 돼있다.

사고지역에 대해서도 93년에 배관공사가 끝나 94년에 정기점검을 했다.

특히 작년 12월7일 서울아현동가스폭발사고이후 안전점검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올 2월 전국의 도시가스사업자에 대한 정밀안전진단도 실시했었다.

사고원인이 배관공사부실에 있다면 그책임은 사업자및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가스안전공사에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도 도시가스폭발사고의 60%정도가 다른 공사를 하면서
배관망을 파열시켜 난 것으로 조사돼 이번사고도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는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할 것같다.

통산부관계자는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지하철이나 각종 건설공사를 할때
위험이 뒤따르는 가스배관망등에 대해 철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