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업종에 비해 전.이직율이 높고 조합결성율이 낮아 노조활동이 침체를 보
였던 건설업종이 최근 전국건설노동조합연맹(건설노련)에 단체교섭권과 체결
권을 위임,조합원들의 권익보호에 나서고 있다.

이는 노조의 기반이 약하고 노동관계법에 대한 전문지식부족으로 회사와의
임금인상을 위한 단체교섭시 어려움을 겪어왔던 건설업노조들이 건노련를 새
로운 권익신장을 위한 활로로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건설노련및 업계에 따르면 건노련산하 38개 개별노조중 지난해 회사와
의 단체교섭에서 난항을 겪었던 한진건설이 상급단체인 건설노련에 교섭권과
체결권을 위임,회사와의 노사협상을 원활하게 마무리 지은데 이어 올해에는
동아건설,(주)대우,벽산건설,우성건설,공영토건,라이프,진흥기업등 모두18개
사가 노조대의원회나 노조총회의결을 통해 건노련에 교섭권을 위임했다.

이에따라 건노련은 올초 15명의 전문위원들로 "중앙교섭단"을 구성한데
이어 내달 31일까지 회사별 개별교섭기간으로 정했다.

건노련은 또 개별노조와 회사가 원만하게 임금협상안을 타결짓지 못할 경우
오는 6월부터 "중앙교섭단"을 해당기업에 파견,개별노조를 대신해 회사측을
상대로 임금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건노련은 그러나 개별노사가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관계전문위원들을 동원,개별노조를 대상으로 노동관계법령및 단체교섭요
령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건노련을 통한 노사협상위임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건노련
이 노사교섭에 전문성을 확보한데다 그 협상안이 개별회사의 내부문제등 감정
적인 측면보다 임금,근로조건,복리시설등 근로자권익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
기 때문이다.

또 회사측이 개별교섭결렬시 노동관련법규에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건노련위
원들과의 교섭을 벌여야 하는 부담을 덜기 위해 개별노조의 요구조건을 상당
부분 수용하고 있어 노조가 약한 건설업계에서는 건노련을 통한 교섭권및 단
체권위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