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업제도도입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은 매우 많다.

각자의 입장도 다르다.

그러나 막상 사채업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종로에서 10여년간 사채업을 했던 L씨는 "사채업자들이 그저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만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자신들에게 유리할지 불리할지 모르기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예측처럼 정부가 자금출처조사를 면제하고 대금업등록을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한다면 사채업자들은 대환영이라고 한다.

사채업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수전노같은 사람이라는 죄의식이 깔려있기
때문에 기회만 있으면 양지에 서고 싶기때문이라는 것이다.

L씨는 "대금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그룹을 크게 세가지로 나눌수 있다.

전주.사채업자그룹 상호신용금고 그리고 제3그룹이 그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상호신용금고가 대금업제도도입을 반대하고 있지만 막상 실시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대금업을 할것이라는 얘기가 사채시장에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돈을 모아 대출컨소시엄을 이뤄왔던 소액전주등도 1~2년정도 관망하다가
동업형태로 대금업등록을 할 태세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돈장사와 관련이 없었던 은행등의 퇴직자나 일부증권투자자들이
월 3%의 이자만 보장된다면 대금업에 나설 것이라는게 L씨의 얘기다.

상호신용금고는 대금업에 적극 반대하는 입장이다.

대금업을 실시해도 사금융이 사라지지 않으므로 서민금융을 활성화해
사금융수요를 제도금융에서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용금고들은 대금업제도를 도입하기전에 신용금고가 취급할수 없는
담보금지물건과 여신금지업종등을 해제해주고 지점설치도 자유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금업이 실시된다면 제도금융권의 건전자금마저 대금업자들에게 유입돼
부작용을 초래할수 있다는게 신용금고업계의 지적이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대금업을 적극찬성하는 입장이다.

요즘같이 대기업은 호황을 이루고 중소기업은 연쇄부도에 시달리는 경기의
양극화현상에서 대금업이 도입되면 아무래도 돈을 쉽게 빌려쓸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