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9일 유아용 게임 컴퓨터를 개발, 이달말부터 본격 시판
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또 오는 7월 32비트형 첨단 게임기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도 7월부터 32비트 게임기 시장에 뛰어들 채비다. 지난해말 3DO의
32비트 게임기를 내놓고 국내시장 공략에 들어간 LG에 대해 삼성과 현대
가 도전장을 낸 셈이다.

삼성 LG 현대 등 종합 전자업체 간에 게임기 전장으로부터 포성 소리가
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싸움은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LG는 전국에 전자 게임장을 세운다는 3DO 플라자 프로젝트를 발진시켰다.
서울 대학로를 중심으로 6개 곳에 설치된 3DO 플라자를 올해말까지 전국
3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한 현대와 삼성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현대는 가족 단위의 게임오락장을 설립키로 했다.

이달말 오픈하는 대학로 지점을 시발로 내년말 까지 전국 대도시
30개지역으로 확대한다는 생각이다.

삼성은 용인자연농원과 서울 도심에 대규모 전자오락시설을 갖춘다는
테마파크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사에 들어갔다.

LG의 3OD에 맞불을 놓아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것. 내로라하는 종합전자
업체들이 이처럼 치열한 각축전에 돌 입한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우선은 엄청난 규모를 가진 게임기 시장진출이 목표다.

게임기는 내년에 4백50억달러 규모의 세계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

이는 영화시장의 두배가 넘는 규모다.

그렇지만 궁극적인 지향점은 게임기시장이 아니다.

바로 멀티미디어다.

멀티미디어산업중 최초로 본격 상업화된 게임기를 징검다리로 삼아
멀티미디어시장에 연착륙하겠다는 전략이다.

게임기는 시장규모 못지않게 기술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현재 나와있는 제품은 32비트형 마이크로컨트롤러라는 최첨단 반도체를
탑재하고 있다.

첨단 가전제품에서 사용하고 있는 마이크로 컨트롤러는 고작해야
8비트급이다.

게임기의 기술적 가치를 알 수 있는 사례다.

게다가 동화상 구현을 주축으로한 각종 게임용 소프트웨어 제작기술은
멀티미디어시장진출을 위해서는 꼭 확보해야할 요소다.

삼성 LG 현대등 대형 전자업체들의 게임기 전쟁은 멀티미디어라는
첨단산업의 고지점령을 위한 피할 수 없는 전초전인 셈이다.

각 업체의 임전 태세는 한마디로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것."게임기
시장에서의 승패가 향후 멀티미디어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삼성전자 멀티미디어추진실 김건중전무)."게임기 사업을 주력
분야로 집중 육성할 계획"(현대전자 윤장진부사장).각업체의 필승전략은
해외협력선 구축으로 구체화됐다.

삼성과 현대는 세계 게임시장을 양분해온 일본 세가사및 닌텐도사와
각각 손을 잡았다.

LG는 일본 마쓰시타 도시바 산요,미국 AT&T 타임워너 일렉트로닉아트등이
공동 설립한 게임기 전문업체 3DO사의 주주멤버다.

지난해 이 회사에 1천만달러를 투자하고 지분 3.0 4%를 확보했다.

3사 모두 세계적인 업체들과 국제공동전선을 형성한 셈이다.

국내업체들이 이를 통해 노리는 것은 기술확보다.

삼성은 세가로 부터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전 받고 있다.

최근 세가에서 기술을 이전받고 돌아온 연구진을 주축으로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현대는 주로 생산기술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두 회사는 게임기를 한일 양국에서 공동생산하고 있다.

LG는 3DO를 통해 선진업체들과 공동 연구체제를 구축했다.

동화상구현등 핵심 기술의 개발에 참여해 첨단기술을 확보하겠다는것.
선진업체로 부터 기술수혈을 받은 국내업체의 시장 경쟁은 이미
본격화됐다.

승패의 향방은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멀티미디어산업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전자
업체간 게임기전쟁이 바햐흐로 불꽃을 튀기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