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는 결코 서울만의 서울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서울이기도 하고,수도권의 서울이기도 하고,또한 다른
도시들과의 관계속에서의 서울로 성립하여야 하기도 한다.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로 지낸 지난 6백여년,서울은 사실 너무
수도로서의 서울에 치중되어 왔다.
지난 반세기 동안은 더하다.
"서울로 서울로"는 사실 "나라의 중심으로,그 기회를 찾아서"의
표현에 다름 아니다.
기회의 중심역할을 하느라 지방의 기회를 빼앗았기도 하지만 서울의
성장이 왜곡되고 나름의 성격을 갖지 못해온 것도 부인하지 못한다.
이제 서울은 수도권과 따로 메어 생각할수가 없다.
비록 지방자치의 본격실시로 관할영역은 서울과 수도권의 도시,그리고
자치단위로 쪼개지게 된다해도 서울은 이제 "메트로폴리탄 서울"로서
명실공히 광역도시로서의 서울이라는 기능과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린벨트를 넘어 서해도시와 남쪽도시와 남북관계개선에 따라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의 자치단위,그리고 나라의 번영이 판가름 나기도
한다.
그만큼 광역서울의 행정이 서울행정 못지 않게 중요하기도 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방도시로서의 서울의 위상 역시 다시 찾아져야 할
것이다.
바로 "서울의 지방화"이다.
무색무취의 국제도시,메마르고 재미없는 산업도시,번잡하고 스트레스
많은 중앙도시로서는 서울은 살아남을 수도 없고,세계화를 이룰
수도 없고,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수도 없이 "어쩔수 없이 살아야
하는 큰 도시"에서 벗어날수 없을 것이다.
서울의 특색이 면면히 배어나오고 서울시민의 지방색이 느껴지는
그러한 서울의 지방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중앙정부의 논리에서 벗어난 지방정부로서의 논리를 갖춘 도시로
새롭게 태어냐야 한다.
세계화 광역화 자치화와 함께 지방화를 동시에 이루어야 하는 서울,딜레마
가 많은 만큼 기회도 많고 도전도 크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