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이 주식회사인 대한투신 이진무사장의 중도퇴진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내놓지도않고 막무가내로 후임자를 내정하는등 정부인사의
투명성이 시험대에 오르고있다.

업계에서는 이사장이 TK대표주자였던 박모정치인과 또 최근 다른
당으로 자리를 옮긴 P씨와의 관계가 작용됐을 것으로 판단하고있다.

한편에서는 여당의 실세인 김모총장과 재경원의 인사청탁을 거절해
미운털이 박혔기때문으로 풀이하기도. 그러나 이사장을 퇴진시키려는
쪽의 시각이 어떻든간에 그가 몸담고있는 회사와 주변의 평은 나쁘지
않다.

우선 이사장은 수지가 엉망인 투신3사 가운데 가장 먼저 경영정상화를
이룩하는등 경영자로서의 능력과 노력을 보여줬다는 것이 주변의
중론이다.

이는 투신사상 보기 드물게 사장 퇴진 반대 광고를 내기위해 전사원이
합심해 월급의 10%정도인 1억원이상의 자금을 선뜻 모을 정도로 사장
지키기에 적극 나서고있는데서도 파악될 수있다.

재경원측은 이사장을 퇴진시키는 과정에서도 매끄러운 일처리를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볼쌍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했다.

13일 오전 재경원은 3월말 결산법인으로 정기주총이 얼마남지않은
대한투신에 대해 임시주총을 소집, 임기가 1년이나 남은 이사장을
퇴임시키도록 지시했다가 이날밤 늦게 이를 다시 번복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이같은 해프닝이 벌어진 것은 대한투신이 임시주총일을 5월2일,
정기주총일을 5월13일로 하는 두가가지안을 마련해 정부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일수가 11일뿐 차이가 나지않아 정기주총에서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졌다는게 재경원측의 설명.

그런데 이번 일을 맡은 재경원의 입장도 딱하기는 마찬가지.

이사장 중도퇴임이 강행된 이유를 묻는 기자 질문에 "위에서 알지
나도 모른다"며 매우 곤혹스러워하는 재경원관계자의 표정은 이
문제의 배경을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기도.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