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에서는 불리한 입지여건이 의외의 성공으로 나타나곤 한다.

이는 개발자가 불리한 입지여건을 감안,무리한 개발보다는 극히
제한된 활용용도를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의 해답을 얻을수 있는
쪽으로 특화를 하기 때문이다.

이점에서 육완순 전 이대무용과교수의 경우는 불리한 입지조건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 많지않은 사례에 속한다.

육씨는 최근 마포구 창전동 6-237번지 109평에 있던 15년된 2층구옥을
헐고 지하2층 지상4층의 근린생활시설을 지었다.

지하1층-지상1층은 무용학원을 차려 육씨가,지상2층은 "Cafe,M-Projet"
를 만들어 사위인 인기가수 이문세씨가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지상
3,4층은 주택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이 지역은 신촌로터리에서 홍익대방면으로 빠지는 와우육교에서
서강시민아파트 쪽으로 뻗은 3m 소방도로상에 위치해 있는데
부실공사로 무너졌던 와우아파트 바로 맞은 편이다.

위쪽으로는 서강시민아파트로 통하는 좁은 와우산로로이어진 왼쪽언덕
가장자리에 자리잡고 있는데 6-7m 콘크리트옹벽이 처진 아래쪽으로는
최근 활발히 지어지고 있는 단독주택과 빌라들이 모여있어 육씨의
구옥은 "언덕위 집"인 셈이다.

전망은 좋지만 도로가 좁고 지대가 높아 다가구주택이나 상가주택으론
선호도가 떨어지는 외진 곳이다.

육씨는 개발에 골머리를 앓다가 지난해 10월 연아 종합건축사사무소를
찾았다.

용역을 의뢰받은 연아 종합건축사사무소는 우선 인근의 홍익대를 겨냥,
요즘 대학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원룸형 다가구주택을 지으려 했다.

그러나 입지여건상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건축비를 조금 많이 들이더라도
주위에서 돋보일수 있는 특화된 건물을 짓기로 했다.

연아 건축사사무소는 지주인 육씨와 협의,무리한 일반분양보다는
무용을 전공한 육씨와 인기가수인 이문세씨의 인기도를 이용,무용학원과
카페등 자체활용이 가능한 근린생활시설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육씨측은 이 곳이 교통은 불편하지만 예술공간이 조성된 홍익대와
가깝고 전망이 좋기에 이의 개발을 승낙했다.

즉 고지대인 특성을 활용,지하2층은 6대의 자동차가 주차할수 있는
주차장으로 만들고 지하1층-지상1층 육 전교수의 개인사무실과 무용학원
으로 꾸미고 지상2층은 사위인 인기가수 이문세씨의 개인사무실과 카페를
짓는다는 것.

또 나머지 지상3,4층은 이문세씨 내외와 육씨내외의 주택으로 설계한
것이다.

건축공사는 지난해 11월에 착수했는데 건물을 특화하기 위해 평당건축비는
다른 건물보다 평균 20-30만원이 높은 평당220만원을 투입, 이달초
완공됐다.

건폐율 57.39%와 용적율 189.13%가 적용된 이 건물은 지하2층의 경우
21.6평으로 설계됐는데 기계식 주차설비가 동원돼 6대의 자동차를
주차할수 있도록 했다.

지하1층은 73.5평으로 지어졌는데 1개의 사무실과 무용학원이,지상1층은
모두 62.6평인데 주차설비일부와 3개의 실습실 그리고 무용학원으로
만들어졌다.

지상2층은 53.4평으로 2개의 창고와 이문세씨의 개인사무실, 그리고
40평규모의 카페를 나누어졌다.

지상3층에는 48평으로 거실,응접실,서고와 1개의 방이 들어서 있으며
지상4층은 42.3평으로 3개의 방과 주방과 거실로 나누어져 온식구가
4층에서 모여 식사도 하고 환담을 나눌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와함께 무용학원과 카페가 들어선 것을 주위와 차별화하기 위해
외벽을 흰색으로 도색했으며 건물모양도 역동적인 사각형구도로 짓고
베란다를 살려 햇빛이 직접 방안으로 들어올수 있도록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