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을 맞아 우리 전통춤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벽사춤아카데미(대표 정재만)가 6일 오후7시30분 국립극장대극장에서
펼치는 전통춤판이 화제의 무대.

"범람하는 무국적 대중문화에 시달리고 식상한 관객들에게 한국적 정서를
일깨움으로써 청량제를 제공하려는" 것이 기획취지.

공연작은 한국춤의 사군자로 꼽히는 학춤(매화),태평무(난),살풀이(국화),
승무(대나무)등 8가지. "승무"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벽사류춤중 백미로 일컬어지는 춤으로 특히 긴 장삼자락이 휘날리며
뿌려지는 유려한 곡선미가 일품.

벽사무용단등 60여명이 출연하며 구룡사주지 정우스님외 10명이 특별
출연한다.

"훈령무"는 1930년대 벽사류춤의 시조 한성준이 조선후기 군사를
훈련시키던 장면을 무용화한 작품으로 남성적인 웅장한 힘이 전해진다.

정재만씨와 정재만남무단원 8명이 출연한다.

"태평무"는 경기무속장단의 하나인 진쇠장단에 맞춰 가볍고도 절도있는
몸동작을 연출해내며 빠르게 딛는 발디딤세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살풀이"는 한과 비애를 풀어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고도의
예술성이 깃든 춤으로 정중동과 절제미가 극치를 달린다.

이밖에 93년 전통명무 남성7인전에서 첫선을 보인 "허튼춤"과 전통북놀이를
신명나는 한판의 춤으로 이끌어내는 "북소리사위",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이
무르익는 장면을 묘사한 "사랑가"등이 한무대에서 펼쳐진다.

정재만씨는 "이번 공연은 우리 전통춤사에 커다란 획을 그을만한
작업이다. 이번 춤판을 통해 잊혀져가는 우리 전통춤의 맥을 다시한번
되짚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벽사류춤은 한국전통춤의 1세대인 한성준에서 시작돼 그의 손녀딸
한영숙에게 대물림돼 전승되는 춤을 총칭하는 것으로 우아하고 담백하며
품위와 격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벽사란 무형문화재27호 "승무"와 40호 "학무"의 예능보유자였던 한영숙
(89년 타계)의 호.

정재만씨는 한풀이춤의 대명사 이애주씨(서울대교수)와 함께 한영숙의
대표적인 제자로 "벽사춤아카데미"를 설립, 전통춤사위의 연구와 정리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춤꾼.

현재 숙명여대교수로 재직중이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표재순,무대장치는 최연호,무대감독은 유경환씨가
맡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