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장거리전화회사의 하나인 MCI커뮤니케이션스사는 지난달 하순
경쟁업체인 AT&T와 스프린트에 일격을 가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MCI전화회선을 통해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 전자 쇼핑몰(MCI플라자)에
들어가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는 내용이었다.

MCI가 "건설"한 쇼핑몰에는 암트랙, 에이트너 라이프&캐쥬얼티, 팀버랜드
등의 여러 상점이 입주했으며 크레딧카드로 상품값을 지불할 수 있다고
MCI측은 밝혔다.

또 일반 개인용컴퓨터(PC)사용자도 MCI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쓰면 복잡
하게 컴퓨터 키보드를 조작하지 않고도 단번에 MCI플라자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MCI플라자도 최근 활발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는 인터넷상의 여러 "전자
쇼핑센터"가운데 하나이다.

특이한게 있다면 종래 상가들이 특정업체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들에게만 물건을 파는 폐쇄적인 시장이었던데 비해 이 상가는
일반 사람들이 이용 가능한 공공시장이라는 점이다.

이제 사이버스페이스 인터넷에 설치된 시장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전자가게를 운영, 일상 생활용품에서 기업의 경영자문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구하지 못할 물건이 없을 정도가 됐다.

전자 상점을 운영하는 회사 수는 지난해말 현재 전세계적으로 2만1천개사를
넘어섰으며 매달 2천여개 회사가 새로 상점을 내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
한다.

전자상점 숫자가 이처럼 크게 느는 것은 상점 주인인 기업들에게 상당히
유리한 일면이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점은 한달에 1백달러가 채 안되는 인터넷 접속료만 내면 종일 가게
문을 열어놓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쇼핑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젊은 맞벌이 부부나 도심의 교통
체증이 극심한 지역에 살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호응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여기에 인터넷상에서 쇼핑공간을 마련, 기업들에게 돈을 받고 상점을 분양
하는 업체들도 생겨나 전자상점의 확산이 촉진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미코네티컷주의 멕클러미디어사는 멕클러웨브(Web)란 프로젝트
를 시도, 5만달러를 받고 기업들에게 전자가게를 분양했는데 최근까지
40여사가 이 상가에 입주했다.

이들 중에는 오길비&매터, DEC, EDS사등이 포함돼 있다.

전자상점의 보편화까지는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전자신분번호등 개인정보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보안시스템이 개선
돼야 한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물건을 전자적으로 구입하고 난 뒤 대금의 지급도
통상 전자우편을 통해 크레딧트카드번호를 입력시키는 식으로 이뤄지는데
소비자들은 이 부분에서 불안을 느껴 전자상점의 이용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네트워크 해커들에겐 전자우편을 중간에서 훔쳐보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은 탓이다.

때문에 일부 전자상점에서는 주문을 받을 경우, 크레딧 카드번호를
팩시밀리나 전화로 알려달라는 식의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하기도 하는
실정으로 전자상가의 고객확보를 위해서는 보안문제의 근본적인 보완이
시급하다.

또 예를 들어 사이버스페이스 월드와이드웨브(WWW)의 이용자중 80%는
20~35세 남성이며 이들은 가처분 소득이 별로 없어 쇼핑하기를 즐겨하지
않는다는 점도 전자상가 주인들이 해결해야 할 일이다.

이런 점들을 해결한다 해도 기술적인 문제점은 남는다.

이는 통신망에 연관된 문제로, 가정까지 대용량의 통신망이 깔리지 않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간단한 상품그림을 하나 받아보려해도 수분이상
걸린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같은 과제들은 빠른 속도로 해결되어 가는 추세이며 전자상가에
손님이 북적거리게 될 시기도 머지 않은 듯하다.

지난해 2억달러에 불과했던 미국내 온라인 시장규모가 오는 97년에는
48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는 한 시장조사기관의 보고서는 이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김현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