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서평위원회 선정

저자 : 이진순
출판사 : 비봉출판사

그동안 "경실련"등을 통해 현실경제에 많은 참여를 해온 이진순교수
(숭실대)가 이번에 아주 시의적절한 책을 펴냈다.

한국경제 선진화를 위한 새 정책 패러다임의 모색이라는 부제를 단 "경제
개혁론"이 그것이다.

변화와 개혁이란 기치아래 등장한 김영삼정부가 그동안 금융실명제등
몇가지 가시적인 개혁성과를 거두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한편에선
아직도 "이대로 안되겠다"고 하는 개혁의 미흡함을 한탄하는 목소리 또한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교수의 이책은 바로 이같은 한단계 수준높은 개혁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를테면 개혁지침서와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모두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는 이책의 1,2,3장에서는 한국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체제적문제점을 적출하고 두번째 4,5장에서는 한국경제가 새롭게
지향해야할 패러다임으로 질서자유주의를 제창하고 있다.

6~9장에서는 이 질서자유주의 원칙아래 각분야별 개혁과제를 구체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이가운데서 저자의 몇가지 특징적 주장을 살펴보자.

우선 저자는 한국경제가 고인플레.고금리.고지가의 3고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과도한 경제력집중(재벌의 형성), 잡다한 행정규제, 만연된 부정부패
등이 한국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질곡이라고 본다.

다시말해 그는 토지투기,관치금융,경제력집중,행정규제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중앙관리경제질서와 지대추구(rent-seeking)경제를 하루빨리 뜯어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번째 눈에 띄는 것은 지금까지의 개발독재형 중앙관리시스템을 하루빨리
벗어나 진정한 시장경제질서로 넘어가기 위한 이론적, 실천적전제로 "질서
자유주의"를 제창하고 있는 점이다.

세번째 특징은 현정부가 내건 신경제라고 하는 패러다임이 그에 걸맞는
철학과 원칙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저자의 구체적 전공분야
라고할 세제.금융.토지제도등에 대한 개혁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이다.

저자의 야심찬 주장이 담겨있는 이책에 대해 평자는 그것의 현실적유의성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몇가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무엇보다도 그가 내세우는 질서자유주의에 대한 경제학적개념의 문제이다.

"질서"라고 하는 조건부 자유주의이념이 경제의 독점화현상에 대해 어떻게
대처한다는 것인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바가 있다.

그밖에 관치금융이 지가상승등을 가져오는 한국경제 병폐의 근원이라든가
세제개혁으로 한국의 토지문제를 해결할 수있을 것으로 보는 점도 평자로서
는 강한 의문을 제기케하는 대목이다.

아무튼 현실의 우리경제의 개혁적요구가 이교수의 이책에서 많은 해답을
얻을 수있을 것으로 기대해마지 않는다. (1만4,000원)

이대근 < 성균관대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