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윤활유 시장에 국산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유공의 윤활기유개발팀(총괄팀장 민화식박사)은 최근 윤활유의 핵심원료인
윤활기유의 생산공정을 국내처음으로 독자개발,올하반기부터 본격생산에
들어간다.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윤활기유는 물론 대부분의 화학제품을 생산할때
외국기업에 비싼 기술료를 주고 공정기술을 들여오는 풍토에서 유공의
윤활기유 생산공정 국산화는 의미있는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사실 유공도 당초에는 윤활기유 생산공정을 독자개발할 생각은 없었다.

지난88년 윤활유를 생산해오던 이회사는 윤활기유 시장에 뛰어들기로 하고
어떤방식의 공장을 짓는지를 결정하기위해 다른 국내기업처럼 외국기업의
공정을 탐색하는등 사업타당성 조사에 들어갔다.

민화식박사를 팀장으로해 조인호 김창국 연구원으로 이뤄진 울산연구소의
공정개발팀과 권숙형과장 이동선과장으로 구성된 본사의 엔지니어링팀이
주축이 돼 이일을 맡았다.

그러나 기술 타당성및 경제성 검토를 거치면서 중질유 분해시설에서 나오는
미전환유를 사용할 경우 윤활기유정도는 자체적으로 공정을 개발하는 것이
자사에 더이득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를 최고경영진이 수락,92년초 본격적인 연구개발이 시작된다.

윤활유는 윤활기유와 첨가제를 섞어 만드는데 윤활기유가 윤활유성분의
80%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자동차엔진등 기계의 성능을 좌우하는 윤활유의
품질은 윤활기유의 질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윤활기유의 중요성및 자사의 기술력으로 공정개발이 가능하다는데
연구팀과 최고경영진의 의견이 일치된것이다.

김연구원도 "윤활기유 공정의 독자개발은 사다 쓰는데 익숙한 유화업계에서
는 드물게 시도되는 것이서 처음에는 시험결과를 일일이 보고하는등
기술개발가능성이 있음을 설득하는데 주력해야 해 힘들었다"고 말했다.

민박사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연구분야라 시험장비가 구하기 힘들어 대부분
외제를 들여와야 해 연구초기에 파일럿테스트를 하는데 애로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들 연구팀이 이같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개발한 윤활기유는 제품특성이
우수하고 동시에 생산공정이 단순해 설치비와 운전비가 싸게 먹힌다는게
특징이다.

중질유 분해시설에서 나온 미전환유를 원료로 쓰기 때문에 온도 변화에
따른 점도 변화량이 적다.

이런 윤활기유로 만든 윤활유를 자동차에 사용할 경우 겨울철이나 여름철에
상관없이 즉 주위여건 변화에 무관하게 윤활유 점도가 일정한 수준을 유지,
엔진의 수명이 연장된다.

이공정은 또 미전환유를 곧바로 윤활기유 공장에 보내 기유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 투자비와 운전비를 줄이도록 했다.

오는 9월께 울산에 세워질 윤활기유 공장의 경우 기존 공정을 적용할때
보다 1천1백억원이 절감된 9백억원이 투입됐다.

유공의 국산 윤활기유 생산으로 국내 윤활기유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국내에는 윤활기유 생산기업으로 쌍용정유와 현대정유가 있긴 하나 외국
공정을 도입해 세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윤활기유의 국내시장은 하루 1만2천 배럴규모(93년기준)로 수입이 절반정도
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시장에서도 유공이 확보한 공정기술은 세계최대의 엔지니어링업체인
미레이씨욘사의 제의로 올해초 기술공동판매계약이 체결될 정도로 품질의
우수성이 입증돼 밝은 전망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윤활기유는 유황분과 아로마틱성분이 없습니다.기존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윤활기유에 비해 상당히 깨끗한 편입니다"

권과장은 다른 윤활기유와는 달리 유황분및 아로마틱 성분이 없는등 이번에
개발한 윤활기유가 아주 깨끗해 이를 화이트오일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드는 연구도 벌여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