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14일 오는 2015년까지 전국적인 초고속 정보고속도로의
구축을 골자로 하는 초고속정보통신기반구축 종합추진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이 계획은 올해부터 오는 97년까지의 기반구축단계,98년부터 2002년까지의
사업확장단계및 2003년부터 2015년까지의 사업완성단계로 나뉘어
추진되며 정부에서 1조8,258억원,민간부문에서 43조4,185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은 다가오는 21세기에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신사회간접자
본의 핵심으로서 선진각국이 앞다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이 사업을 신경제5개년계획의
중점추진과제로 선정한뒤 연구검토를 거친 끝에 이번에 청사진을
내놓은 것으로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사업은 규모의 방대함,다방면의 기술과 관련된 복잡성,우리경제
사회에 미칠 엄청난 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때 특히 다음의 몇가지
점에 유의하여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는 민간기업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시장현실을
가능한한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은 통신망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가전제품 등을
유기적으로 한데 묶어 엄청난 양의 멀티미디어정보를 이용자에게
고속으로 전달하는 네트워크이다.

따라서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동시에 우리 현실의 급변에 따른
불확실성도 큰 실정이다.

그러므로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추진은 위험하며 더욱이 부처이기주의에
따른 주도권다툼은 어불성설이다.

민간주도의 불가피함은 총투자의 대부분을 민간부문에서 조달하도록
계획된 이번 청사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둘째는 복잡하고 다양한 관련기술의 개발 또는 도입,관련기술및
기기의 안전성평가,제휴 외국업체의 선정,통신망의 표준규격결정
등에서 정부는 관련 기업들의 이해를 조정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관련 산업의 엄청난 성장성을 노리고 선진각국의 이해다툼이 치열한
마당에 후발주자인 우리의 경우 정부의 조정역할은 중차대하다.

다만 정부의 시장개입 방식은 직접개입은 선도시험망및 국가 기간통신망의
구축정도에 그치고 여건정비 관련기술의 개발지원 등을 통해 적기에
시장에 신호를 보내는 간접방식이 돼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번 계획은 장기발전계획인 만큼 단계적 추진을 거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정책방향은 일관성을 유지해야겠으나 세부적인 시행방안은
관련 업계와 협의하여 시기를 놓치지 말고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