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투금및 종금사 신용금고등 금융기관간에 신용정보 교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있다.

이때문에 덕산그룹부도사건과 같이 한기업이 여러 금융기관에서
과다한 중복대출을 받은뒤 도산하는 유형의 대형금융사고를 사전에
막지 못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83년부터 기업정보전산망을 가동하고 있으나
전산망이 각 은행 본점에만 연결돼 있을 뿐 투금사및 종금사등 제2금융권과
는 직접 연결이 안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들 제2금융기관들은 은행연합회의 기업정보전산망을 이용하려면
자체 대출정내용을 먼저 입력한뒤 종합정보가 수록된 마그네틱 테이프를
가져다 검색해야 하는 불편때문에 전산망 이용실적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더군다나 제2금융권의 대출실적이나 부실거래자명단을 거의 수록돼
있지 않아 덕산그룹과 같은 부도사태에는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주)등 3개 기업신용평가기관들도 이같은 허술한 기업대출정보
망으로 인해 신속하고 정확한 신용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평가기관들은 "금융기관간에 기업에 대한 여신정보를 공유할수
있었더라면 덕산그룹 부도와 같은 대형 금융사고를 막을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기관간에 기업신용정보 공유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위해 지난해 12월 "신용정보의 이용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올 7월부터 시행한다고 부칙에 못박았다.

특히 재정경제원은 이번 덕산그룹 부도에 따른 금융기관의 피해가
커 신용정보 전산망을 법정기한안에 가동시키기 위해 시행령및 시행규칙
제정등 행정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은행연합회와 개별 금융기관간의 주컴퓨터 연결작업등 공동전산망
설치작업과 프로그램의 개발이 지지부진해 현재 용량으로는 올해안에는
실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서울 명동 YMCA 부지에 짓고 있는 독립사옥이
96년12월에 준공되기 때문에 완전한 기업정보전산망 가동은 97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