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경제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회복되기 시작한 경제는 이제 회복단계를 지나 활황단계에
와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이다.

EU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에 비해 경제통계에 대한 집계가 늦어 아직까지 정확한 국별
성장률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작년 3.4분기까지의 성장률을 토대로 한 임시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EU전체성장률이 낮게는 2.1%,높게는 2.6%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성장률(4%)보다는 낮지만 93년의 마이너스 0.4% 성장률과
비교할때 경기가 크게 호전된 것이다.

올해는 성장세가 더 빨라져 2.9%에 이르고 내년에는 3.2%로 더 높아질
것으로 EU집행위원회는 보고 있다.

미국이 금년 2.5%의 성장률을 기록할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유럽은
올해 미국을 제치고 선진국중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유럽의 경제상황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현재 유럽은 인플레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물가가 안정돼 있다.

지난해 3.1%(잠정치)였던 EU전체 평균인플레율은 올해 2.9%로 낮아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유럽경제성장의 선봉장은 영국.93년에 1.9%의 성장률을 기록,EU국가중
가장 일찌감치 회복국면에 들어간 영국은 지난해 성장률이 4%에 달한
것으로 잠정평가되고 있다.

경기과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이때문에 영국은 경기억제와 인플레예방을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다.

올해와 내년성장률은 각각 3.2%및 3.5%로 지난해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부터 여러차례 이루어진 금리인상으로 성장세가 조금씩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최대경제국인 독일역시 탄탄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93년에 마이너스 1.2%로 극심한 침체를 맛보았던 서독지역의 경우
지난해 2.5%의 성장률을 기록,지난 90년 통독과 함께 불어닥친 극심한
경기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올해는 3%로 높아질것으로 예상된다.

물가도 안정돼 있다.

비록 최근들어 철강금속업계노조의 임금인상요구와 파업위기로 인플레
우려가 제기되고는 있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작년 인플레율은 2.8%로 정부의 물가억제목표인 2.3%를 웃돌았다.

그러나 올해는 2.2%로 낮아질 것으로 독일경제연구소들은 보고 있다.

93년에 마이너스 0.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프랑스는 지난해 2.2%의
성장률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에는 3%로 높아진다는 것이 프랑스경제를 바라보고 있는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그러나 유럽경제가 장미빛 일색만은 아니다.

높은 실업률이라는 거대한 난제가 앞길에 버티고 서있다.

대규모의 재정적자도 유럽경제의 어두운 그림자다.

작년 초를 고비로 EU의 실업률은 낮아지고는 있지만 하락속도가 너무
느리다.

현재 평균실업률은 약 11%로 미국의 2배에 이른다.

EU집행위원회는 올해 실업자수가 작년과 별차이가 없는 1천7백만명에
이르면서 실업률이 여전히 1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나 가야 10%이하로 내려가 9.8%쯤 될 것이라는 전망인데 이정도로는
유럽경제의 고질적 문제인 실업사태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평가한다.

재정적자의경우 지난해 국내총생산(GDP)대비 약 6%에서 올해는 5.6%
내외로 줄어들겠지만 이 역시 너무 많다.

세계최대 재정적자국(금액기준)인 미국의 GDP대비 재정적자비율이
약4%인 점을 감안하면 유럽의 재정적자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과다한 사회복지비지출이 재정적자의 최대이유중 하나다.

종합적으로 볼때 유럽경제는 높은 실업률과 대규모 재정적자라는 어두운
면도 있지만 물가불안없이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있어 호황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