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로서 교육기관의 교수로서 가까운 친척이나 일반국민들을
접할때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이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국제적인 수준이
어느정도냐 하는것이다.

과학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국민들은 나름대로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듯 하다.

그럴수 밖에 없는것이 일반국민들이 과학기술의 실상을 느낄수 있는
유일한 매체가 매스컴이고 매스컴의 속성은 "세계최고"아니면 "세계최초"를
선호하다 보니 국내에서 개발되는 연구개발품에 그 타이틀을 붙여
주는 것에 전혀 인색하지 않아 국민들이 느끼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준은 세계 상위 수준정도 되는것으로 쉽게 생각하고 있는것 같다.

그러나 세계적인 연구개발품을 몇개 만든다고 해서 그것이 곧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가름하는 척도는 아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국제적인 수준을 평가하는 척도는 여려가지가
있을수 있으나 지난해에 과학논문인용목적(SCI)에 수록된 논문수를
살펴보면 우리의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실감할수가 있다.

우리나라는 3천9백10편으로 세계 24위로 밝혀졌는데 미국의 68분의1,영국의
17분의1 일본의 14분의1수준이다.

한나라의 과학기술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뿌리가 되는 기초과학을
육성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초연구 진흥법이나 과학기술 자문회의의
건의,그리고 여러 연구보고서등에서 한결같이 기초과학 진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나 관련 연구 투자 실적이 저조해 성과를 보지 못하였다.

다행이 정부에서는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을 21세기초에 선진 7개국
수준으로 도약시킨다는 목표 아래 2001년까지 총3조7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있다.

또 기술개발 투자규모를 98년까지 기존의 선진국 수준인 GNP대비
3~4%수준으로 끌어 올리는것이 목표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바램이 있다면 기초과학 분야에 장기적이고 좀더 과감한 투자를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능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안목으로 봐서는 당장 실용화시킬수 있고 가시화될수 있는
분야가 매력적이겠지만 국가 백년대계의 입장에서는 기초과학 분야에
과감히 투자할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래야 노벨상 도전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