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취임2주년 기자간담회는 청와대춘추관에서 오전 9시30분
부터 10시30분까지 1시간동안 김대통령이 지난 2년간의 소감과 현안문제를
설명한 다음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지난 2년간 숨가쁘고 바쁜 시간을 정신없이 보냈다"고 회고
하면서 "앞으로 3년임기를 가진 대통령으로 오늘 새로 취임했다는 각오아래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대통령의 발언과 일문일답을 정리한다.

"지자제선거에 관해서는 작년과 올연초 기자회견에서 이미 이야기한바 있다.

법대로 6월27일 반드시 실시하겠다.

대대적인 행정개혁도 해야겠는데 대단히 커다란 수술이다.

큰 수술을 하기 어려워 선거를 그대로 실시하겠다는 얘기를 여러분도 기억
할 것이다.

국민들의 잘못된 시각중 하나가 지자제를 실시하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
는 생각이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물문제,쓰레기문제등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엄청난
어려운 일들이 생길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정치권에서 충분히 논의해서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현명
하다고 생각한다.

또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깨끗한 선거혁명을 이룩하겠다.

선거법을 지키지 않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몇백명이 감옥에 가고,
재선을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법대로 처리하겠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법을 지키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하고, 지방의회가 구성되고나면 행정단계를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하는 것은 어려운 일 아닌가.

"내 걱정도 거기에 있다.

이미 작년과 올해에 걸쳐 얘기했지만 행정단계축소는 꼭 해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하려고 했지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문제다.

이번에 법을 지키기 위해서는 참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을 반대했는데 광역단체장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광역단체장의 정당공천은 좋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전당대회가 끝났는데 여야영수회담을 할 생각은.

"현재 그런 생각을 특별히 가지고 있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어떤 사람이 돼야 한다고 보는가.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행정능력이 있고, 청렴도가 있으며 주민을
위해 희생할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본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주민에게 봉사할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서울을 분할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오는데.

"이제 정치권에서 마음대로 논의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미국을 염두에 두고 그런 의견이 나온것 같은데 실제 시간적으로는 어렵다
고 생각한다"

-지난 2년동안 가장 아쉬웠거나 가슴아팠던 일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후회하는 사람이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전혀 후회는 없다.

대통령임기 5년을 놀면서 보내면 짧을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대단히 길다고
생각한다.

헌법상 대통령임기 5년 단임제는 잘 됐다고 본다"

-남북관계가 잘 풀리지 않고 있다.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을 생각은 없는가.

"남한은 내부적으로 자꾸 변하는데 북한은 과거와 하나도 변한게 없다.

지금도 남한과 나를 비방하고 있다.

그러나 동족으로서 어른스럽게 도와줄수 있는 길이 있으면 도와주겠다"

-재계 일각에서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견해가 있다.

대통령의 재벌정책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

"경제인들은 정치자금을 내지 않고 있어 상당히 기분이 좋다.

그돈으로 설비투자와 기술개발투자를 늘리고, 근로자에 대한 복지후생투자
를 늘리고 있다.

과거 대기업들은 너무 문어발식으로 중소기업분야에 뛰어들었는데 이것은
잘못됐다.

국가경쟁력강화는 세계와 싸워서 이기라는 것이지 중소기업을 집어삼키는
것이 아니다.

업종을 전문화하고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이 우리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경제의 뿌리는 중소기업이다.

문민정부초기에는 경제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수출입이 증가하는등 성장과
안정면에서 모두 좋아지고 있다.

올해는 경제가 과열가능성까지 있어 성장에 브레이크를 걸고 성장률을
7%까지 낮추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북한에 대한 경수로지원과 관련해 한미간에 이견이 있는 것같은데.

"그런 보도들이 있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한국과 처음부터 끝까지 협의하고 있고,
경수로문제도 한국형이어야 한다고 합의했다.

이는 내가 클린턴대통령과도 합의했다.

경수로문제가 해결안되면 모든 것이 해결안된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