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왜 비틀거리나] 고금리 등 큰 영향..선경 내부조사도
18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895.40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장후반에 기관투자가들이 은행주등을 대거 매수하면서 지수는 900포인트를
넘어섰지만 한때나마 900선붕괴를 맛본 투자자들의 충격은 매우 컸다.
최근 약세장은 흔히 고금리에 따른 증시자금사정의 악화로 설명된다.
동서증권의 정병렬이사는 기관이든 개인이든 통화긴축기조아래선 신규매수
여력이 생겨나기 어렵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증시주변자금이
높은 금리를 좇아 주식보다 채권쪽으로 몰리는등 주식시장내 돈가뭄현상이
약세장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가뜩이나 약한 증시에 불거져나온 선경그룹계열사에 대한 정부의 내부거래
조사개시도 장세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이번 조사가 정부의 경기안정책과 이에 대한 기업들의 반발로
빚어졌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주식시장은 더 민감하게 반응한
듯하다.
현재의 장세를 근본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문제는 고금리이전에 정부의
경기진정책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오기택이사는 정부는 경기상승사이클이 단기과열없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안정성장을 위해 취한 첫번째 정책도구가 통화긴축
이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지난 16일 현재 경기가 "과열"이라는 진단을
내리면서 정부의 안정의지가 더욱 확고하게 비쳐졌고 주식시장은 급락세로
응답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주식시장은 정부의 경기호황연장이 성공하느냐 아니면
경기후퇴라는 형태로 실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대한 증권전문가들의 의견은 낙관적이다.
우리경제는 정부의 안정성장정책을 수용할만한 체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나 재고증가율이 과거와 비교할 때 안정세가 뚜렷하고 대외수출여건
이나 제조업가동률등에서도 여전히 왕성한 기업활동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여러여건을 고려할 때 주가가 바닥에 왔다고 말한다.
1월달 종합주가지수를 907포인트까지 끌어내렸던 <>콜금리 25%대 지속
<>뉴욕홍콩등 주가급락등 악재가 이미 사라졌거나 상당부분 호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반전이 예상되는 시점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달 말 907.05에 이어 이번에 다시 909.44를 기록, 강한 주가반등이
나오곤 하는 이른바 "쌍바닥"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증시안정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점도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되살릴
것으로 보인다.
개인위탁증거금률 인하, 증안기금의 주식매수등이 검토되고 있다.
당장 나온 대책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더라도 한번 대책을 내놓은
이상 후속대책이 나오리란 기대가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면서 바닥탈출시도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큰 시점이다.
<정진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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