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 부설연구소가 도합 2,000개를 넘는다고 한다.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수 없다.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는 일이지만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선도적 역할이 특히 강조돼야겠기 때문이다.

기초연구가 대학과 국책연구기관의 몫이라면 응용연구,신제품개발과
상업화는 기업몫이다.

민간기업 연구소동향에서 우선 반가운 현상은 최근 3,4년 사이에
부쩍 늘어난 사실이다.

81년 이후 10년동안에 1,000개가 설치된 것과 비교할때 최근 수년간의
배가는 대단히 놀라운 일인데 이는 개방과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기업들의 기술및 연구개발(R&D)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 높아진 결과일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활발하여 전체의 7할을 점하게 된 현실도 주목할
일이다.

그러나 한편 민간기업 부설연구소의 태반이 연구인력과 시설면에서
극히 영세한 현실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전체의 절반이상이 10인 미만의 연구원과 전용면적 100평 미만의
"미니연구소"로서 R&D투자와 성과면에서도 자연 한계가 있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실제로 지난 94년 한햇동안의 연구소당 평균 R&D투자액은 28억원에
불과했다.

더 많은 기업부설 연구소가 장래에도 계속 출현해야겠으나 보다
중요한 일은 이들의 연구활동을 더욱 활성화 내실화하는 것이다.

기초연구도 중요하지만 생산기술,신제품개발,공정개선에 힘쓰고
특히 첨단기술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전부 합쳐봤자 선진국 1개기업의 투자액에도 못미치는 R&D재원으로
어차피 전략분야,우선순위와 성공가능성 등을 고려한 선별투자가
불가피하다.

정부와 기업,대학과 이 분야 두뇌들은 세계화와 국가경쟁력 강화차원에서
민간기업 연구소의 활성화 내실화방안을 진지하게 연구해야 한다.

우리의 연구개발투자는 80% 이상을 민간이 감당하고 있다.

정부는 부담도 지원도 별로 하지 않으면서 규제와 간섭만 하는 경향이다.

차제에 정부몫을 높이는 것은 물론 규제완화와 세제 금융상의 지원확대를
강구해야 한다.

기술개발보조는 WTO체제하에서도 허용된다.

특히 중소기업 연구소에 대한 지원확대,산.학.연의 긴밀한 협력과
협동연구,관변연구기관의 개방및 정보공개가 필요하다.

연구개발에서도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연구소및 연구원수효라든지,R&D투자액의 대 매출액 혹은 GNP비율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연구원들이 안심하고 연구개발에 몰두할수 있는 분위기와 그 속에서
창의적이고 알찬 연구성과를 꾸준히 내놓을수 있게 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