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중 소비자물가는 작년 1월에 비해 4.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말대비로는 한달동안 0.6% 올라 90년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3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중 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는 농축수산물 서비스요금등의 안정에 힘입어 전년동기보다 4.9%
상승,작년1월의 전년동월대비 상승률 6.4%보다 1.5%포인트 낮게 나타
났다.

재정경제원은 올해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중심지표를 종전의
전년말대비 상승률에서 전년동기대비 상승률로 바꾸어 발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월에 비해서는 3.6%,작년말대비로는
0.8%가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공공요금이 8.4%로
가장 많이올랐고 개인서비요금은 목욕료 학원비 외식비등의 인상폭이
커서 7.4%나 뛰어 올랐다.

농수축산물은 공급량이 늘어난 닭고기 파등의 가격은 내림세로
돌아섰으나 배추 밀감등 여타 품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전체적으로는
6.6% 상승률을 기록했다.

1월물가가 이처럼 쾌조의 스타트를 보인데는 정부가 총수요를 건드리지
않고도 공급부문의 애로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화가 1.4분기중에 19%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통화를 죄지 않고 인력공급확대 농산물공급확대 공공요금인상억제노력을
계속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물가를 다루는데 교과서적인 정석플레이에 치중한데
따른 보상이었다고도 볼수 있다.

그러나 올해 물가가 순항을 계속하기에는 곳곳에 암초가 너무많다.

가장 큰양대 걸림돌은 확장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경기와 4대지방선거가
꼽히고 있다.

여기다 국제원자재가 상승세까지 겹쳐있고 엘리뇨현상에 따른 냉해와
최근의극심한 가뭄이 몰고올 농산물가격파동이 버티고 있다.

전기요금등 공공요금은 줄줄이 인상을 대기하고 있다.

경기는 지난해 12월 현재 가동률이 사상최고치인 85%수준에 이르고
실업률은 2.2%로 역시 사상최저수준을 맴돌고 있다.

통계청의 전망대로 경기확장세가 올한해 내내 이어진다면 가장 문제되는
것이 인력부족현상이다.

또이에 따른 임금인상요구도 거세질 것이 뻔하다.

경기확장은 민간소비를 부추길소지를 안고 있고 실명제가 실시된다고는
하지만 몇년간 잠잠하던 부동산경기나 건설경기에 다시 불을 지를수
있는 휘발성을 함유하고 있다.

4대지방선거는 지금까지 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선거자금살포와
이에 수반한통화증발 과소비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

여기다 개발공약이 남발될 경우 잠자는 부동산을 꿈틀거리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제경기상승세를 타고 값이 오르고 있는 국제원자재가격도
공산품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희망을 걸고 있는 농산물도 그리 그리 만만하지 만은 않다.

우선 엘리뇨현상이 우리에게도 영향을 준다면 한반도는 저온다습한
기후가 될것이고 이는 냉해를 유발해 채소류가격앙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또 현재의 가뭄이 조속한 시일내에 해갈되지 않으면 봄작물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물론 이런 불안우려에 대한 반론도 나오고 있다.

"해외원자재가격이 오르고경기상승에 따라 임금이 오르더라도 환율로
이를 흡수하면 별문제가 없을 것이다"(박우규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는
얘기가 이런 반론의 근거다.

또 농산물이 2년연속 오른 경우는 있어도 3년연속 오른 사례는 극히
드물고 지난 2년간 물가를 자극했던 농산물가격이 지난해 4.4분기를
기점으로 하락추세에 있다는 진단도 이런 불안을 다소 누그려뜨리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이런 완충요인이 있다하더라도 이것이 경기상승과 선거라는
"물가의천적"앞에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