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 상장된 포철 주식예탁증서(DR)가격이 폭락했다.

이에따라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해오거나 1.4분기 해외증권을 계획한
기업들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포철 DR가격은 전일보다 13.5%가 하락한 21.625달러.

이날 낙폭(3.375달러)은 지난해 10월 14일 상장이후 가장 큰 수준이었다.

상장 첫날인 지난해 10월14일 가격(37.2 5달러)보다 무려 41.9%
하락했다.

DR가격이 크게 출렁임에 따라 투매현상까지 나타나 올들어 2만~7만DR에
머물던 거래량은 이날 39만1천3백DR로 급증했다.

거래량중 상당수는 포철의 뉴욕증시상장 주간사업무를 맡았던 골드만
삭스를 통한 물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포철 DR가격의 폭락배경을 대체적으로 "증시
동조화현상의 가속화"에서 찾고 있다.

멕시코 페소화붕괴로 중남미지역 증시가 1차충격을 받았을때 해외에
상장된 한국물들은 별반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이 사실.

여기에는 한국 대만 홍콩등은 이머징 마켓이면서도 성숙도가 높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뉴욕증시 상장당시 많은 프리미엄을 챙기기위해 DR 상장기준가를
무리하게 책정한데 따른 부작용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포철보다 다소 낮은 수준에 상장기준가가 결정된 것으로 평가됐던
한전 DR(상장기준가 20.125달러)의 경우 23일 종가는 전일보다 1.125달러
하락한 17.750달러였다.

증시동조화 현상이 가속화된 만큼 국내 원주가격의 동향은 향후
포철DR가격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3일 종가를 기준으로 포철주를 DR로 환산한 가격은 17.2 9달러로
계산된다.

DR가격이 아직까지는 25.1%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는 얘기다.

대우증권 국제금융부 김기범차장은"포철DR에 여전히 프리미엄이 붙어
있고 한국 대만 동남아등의 증시가 아직까지는 괜찮은 편이기 때문에
국내 원주가격이 살아난다면 포철DR가격도 제자리를 찾아 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뉴욕증시 상장 선두주자인 포철DR의 약세는 당분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해외신규상장 추진업체들의 상장기준가 결정과정에서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동통신과 대우는 당초 상장계획을 2월에서 3월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식연계 해외증권을 발행하려던 기업들도 높은 프리미엄을 받기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1.4분기로 발행계획을 잡았던 기업들은 직접적인 영향권내에 속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박기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