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본 대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고베시에는 동경항 요코하마항
등과 함께 일본 3대항만을 이루고 있는 고베항이 있어 국내 해운업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고베항은 포트아일랜드 로코아일랜드등 2개의 인공섬에 조성된 부두와
육지의 마야부두등 3개의 컨테이너전용부두에 20개 선석과 26기의
겐트리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2개의 인공섬 터미널은 이번 지진으로 거의 함몰됐고 육지와 연결된
브리지도 크게 파손됐다.

또 육지의 마야부두도 커다란 손상을 입어 고베항은 항만기능을 완전
상실한 상태이다.

고베항의 연간 처리 물동량은 2백70만TEU(20피트짜리컨테이너 1개단위)이며
이중 환적물량은 4분의 1에 해당되는 67만5천TEU정도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고베항을 통해 한일간 물동량의 14%인 6만4천4백54TEU를
수송했으며 이중 환적물량은 1만5천7백1TEU였다.

우리나라 국적선사중에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조양상선등 3대 원양정기선사
와 고려해운 남성해운 동영해운 천경해운 흥아해운 동진상선 조양상선등
7개 근해선사들이 취항하고 있다.

해항청관계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고베항의 피해 상황을 봐서는 복구하는데
최소한 5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이 기간중 항만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베항의 기능 상실로 한진해운 현대상선 조양상선등 국적 3대 원양정기
선사들은 대체 터미널 확보에 분주하다.

이들 3대선사들은 극동-북미,극동-유럽항로을 운항하는데 있어 일본내항
기항을 필수로 하고 있으며 이중 고베항은 동경항과 함께 가장 중요한
기항지로 꼽히고 있다.

한진해운의 경우 고베항 인근의 오사카항을 주기항지로 하고 있어 직접적인
큰 피해는 없으나 이번 지진으로 오사카항의 전용터미널인 OC1부두의
안벽에 폭1cm의 균열이 가는 손상을 입었다.

한진해운측은 오사카-고베간의 육상수송로 파손으로 오사카항에서의 체화
현상이 심해져 복구가 늦어질 수록 물동량 처리에 애를 먹을 것으로 걱정
하고 있다.

고베항을 주기항지로 사용하고 있는 현대상선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지난해 고베항에서 컨테이너 3만개의 물동량을 처리한 현대상선은 주3회
고베항에 기항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급한대로 이번주에는 고베항 대신 부산항에서 환적화물을
처리하고 빠른 시일내 대체터미널을 확보하기 위해 임원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오사카항에 이용가능한 터미널이 3개 정도 있다는
정보에 따라 섭외에 나서고 있으나 고베항을 이용하던 시랜드 머스크등
세계적인 선사들이 몰려들고 있어 터미널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현대상선측은 당분간 한진해운의 전용터미널을 같이 사용하는
방법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 한일간 물량만을 취급해온 고려해운 흥아해운 천경해운등 근해
선사들은 고베항 물량을 일본 서안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들 선사들은 고베항으로 집적하던 일본 내륙 화물을 육상수송 수단을
통해 마이주루등 서안 항만으로 빼내 실어나를 계획이다.

따라서 당분간 한일간 물동량 수송은 부산항과 일본 서안을 주수송로로
이뤄질 전망이다.

해운업계는 그러나 대체항만및 부두가 확보되더라도 서비스일정 고베항을
이용할때와는 크게 달라질 것이 분명해 대화주서비스에 차질이 올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해항청은 18일 오후 3시 고베항에 기항하고 있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조양상선등 3대 원양정기선사와 고려해운 흥아해운 천경해운등 7개 근해
선사 관계자들을 소집, 정확한 피해상황 집계및 대책 수립회의를 가졌다.

이자리에서는 이들 국적선사들이 고베항에서 처리하는 물동량에 대한
타항만 전배 가능성도 집중 논의했다.

해항청은 고베항이 복구될때까지 한일간 선사들은 물론 원양선사들도
공동운항및 터미널 공동사용등을 통해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해항청 관계자는 원양선사의 경우 오사카항을, 한일선사는 마이주루를
전배항만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업계를 도와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