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 탈당과 신당창당을 강력히 시사해온 김종필대표는 일단 탈당을
유보하고 내달 7일의 전당대회와 당개혁작업을 지켜본 뒤 진로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표는 17일 이와관련, 고위당직자회의에서 "그동안 당내의 껄끄러운
소리로 인해 불편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뒤 "이런저런 얘기를 했으나
전당대회때까지는 말을 하지 않겠다.

그렇게 알고 전당대회준비를 잘해달라"고 당직자들에게 주문했다.

김대표는 이날 김윤환정무장관이 "당에 있으면서 정국구상을 펼칠수 있지
않느냐"며 "당을 떠난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냐"고 물은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대표는 또 이날 오후 이만섭 권익현 노재봉의원등 당고문단과의 회동에서
"어떻게 이룩한 3당합당인데 당을 떠나려 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딱
부러지게 그런말을 하지는 않았다.

오늘부터 그런말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대표의 이같은 조기탈당 유보입장은 공화계의원들을 제외한 민정계
현역의원의 경우 심정적으로는 동조하고 있다 하더라도 동반탈당할 의원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김대표을 중심으로 하는 공화계의원들은 상당기간 당내 비주류로
남아 세확산 작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함께 신당창당에 대비해 민자당밖의 구공화당인사들과 새정부들어
소외된 구여권인사들에 대한 포섭작업도 병행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대표와 가까운 정석모 구자춘 조부영 이긍규의원과 김용채전의원
등은 16일 저녁 김대표 자택에서 만나 김대표의 거취와 자신들의 진로문제를
논의, 김대표의 결정에 모든것을 위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 박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