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경제는 92년말현재 세계 13위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당시 3천57억달러의 경상GNP를 기록했던 한국의 경제규모를 두단계나
앞섰다.

살리나스대통령의 개혁정책이 주효했다.

멕시코경제는 살리나스대통령이 집권한 88년이래 93년까지 연평균 2.9%의
성장세를 보였다.

살리나스대통령은 취임직전1백60%에 달했던 인플레를 잡기위해 4.4%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90년이후 의도적인 성장둔화정책을 펼쳤다.

이에따라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91년 3.6%, 92년 2.8%를 기록했으며
93년에는 0.4%에 머물렀다.

긴축정책을 통해 인플레를 잡는 한편 수입수요를 억제, 경상적자폭을
줄이려는 조치였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발효를 전제로한 준비작업이기도 했다.

물가는 잡혔다.

인플레율이 88년 57%에서 90년 29.9%로 93년에는 8%선까지 떨어져 70년대
초반수준까지 회복됐다.

물가를 잡기위한 민간부문의 고통분담자세와 더불어 수출은 꾸준한 신장세
를 보여 장미빛 경제를 약속하는듯 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년동기대비 2.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등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경제불안요인은 상존했다.

시장개방및 과대평가된 페소화로 인해 수입수요가 급증했다.

89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무역역조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졌다.

92년 73억달러에 달했던 무역적자폭이 92년에는 1백59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93년에도 5백19억달러어치를 수출했지만 수입은 6백54억달러에 달해 1백
35억달러의 무역적자에 허덕여야 했다.

이에따라 경상수지적자 역시 늘어갔다.

92년 2백48억달러로 GDP의 7%에 달했으며93년에도 2백34억달러나 됐다.

성장기반을 다지기 위한 투자재원과 경상수지적자를 메우기 위한 재원을
외채에 의존함으로써 외채부담은 갈수록 불었다.

88년 1천4억달러로 GDP의 59%에 달했던 외채는 92년 1천3백30억달러에
달했고 93년에는 1천5백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무려 1천7백억달러선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되는등 어려움이
가중돼 왔다.

외채증가에 따라 이자상환부담이 늘어나면서 또다른 외채를 들여와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멕시코는 이를 외국의 금융자본유입으로 해결하려 했다.

때문에 중소기업의 극심한 자금난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20%선으로 유지
했다.

이같은 고금리정책으로 88년 이래 5백억달러의 해외금융자본이 유입됐다.

그러나 지난해초 불거져나온 멕시코의 정치.사회적 불안은 외국인투자심리
를 급속히 냉각시켰다.

치아파스주 인디언농민반란사건및 집권당 대통령후보 암살사건에 따라
멕시코정부및 페소화에 대한 신뢰가 급속히 떨어졌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1백60억달러의 자금이 멕시코금융시장에서 철수
했다.

평가절하압력이 상존했던 페소화의 안정적 운용을 위한 시장개입으로
93년말 2백46억달러에 달했던 외환보유고는 65억달러선으로 떨어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금융위기 외에도 멕시코경제의 미래상에서 가장 큰 불안요인은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수 있다.

92년현재 고소득층 10%가 전체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달하고
있다.

이에비해 저소득층 25%는 10%정도의 소득을 나눠 먹어야 하는 형편이다.

이같은 소득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상대적박탈감이 심화됨에 따라 제2 제3의 치아파스폭동이 예상되는등
사회불안이 가중, 멕시코의 미래를 그늘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