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식품유통업계에는 최근 ECR(Efficient Consumer Response)란 경영
방식이 붐을 이루고 있다.

ECR란 생산.유통.소매업자가 협력, 소비자에게 가치있는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유통분야의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커트 서몬사가 개발했다.

ECR의 기본적인 사고는 유통의 저코스트화이며 이를 위해 최신 정보기술을
사용한 자동화 제조.도매.소매업의 협력등을 추진한다.

코카콜라 크래프트제너럴푸드 P&G등 대형업체에서, 세이프웨이 슈퍼밸류등
소매체인점이 적극적으로 ECR 도입에 힘을 쏟고 있으며 이를 도입함으로써
미업계전체로는 약3천만달러의 경비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CR의 개발은 디스카운터등 가격파괴를 일으키는 다양한 형태의 신종업태가
출현하면서 현재의 유통시스템이 시대에 맞지 않다는 사실이 거의
확실해진데 따른 것이다.

과거에는 자사에 유리한 유통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이뤄지던 리베이트가
요즘에는 할인판매점등에 몰리면서 가격파괴와 유통재편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ECR는 이처럼 시대환경에 뒤떨어진 거래관행을 원점에서부터 개선,
소매업에서 제조업까지의 서플라이체인(공급연쇄)을 재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한마디로 유통의 리엔지니어링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ECR는 또 거래체계가 현재와 같이 복잡한 구조를 갖게 된 원인은 각단계
에서 파는 쪽과 사는 쪽이 서로를 적으로 생각한 상태에서 흥정을 거듭
하는데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거래에 대한 사고를 바꿔 더많은 상품을 판매할 수있는 업체들의
협력방안을 짜내게 된다.

예를들어 그동안 소매점에서 상당히 신경써야 했던 상품주문이나 입하를
서플라이체인에 관여하는 도매점이나 제조업체에 전담하게 한다.

대신 소매점에서는 소비자의 관심분석에만 집중한다.

ECR는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함으로써 물가가 낮아지는 효과를 낳게 한다.

이에앞서 각자 자기상품의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일은 기업이 숙명적으로
맞닥뜨려야 할 부분이며 ECR는 더욱 많은 기업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박재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