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아침 서울 중구 장충동 태광그룹본사빌딩 대강당.

태광그룹 이임용회장은 그룹사 신년하례식에서 "흥국생명 여자배구팀이
95한국배구슈퍼리그에서 연승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올 한해도 기업
경쟁에서 연승을 기록하는 한해가 되자"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의 연승행진이 그룹계열사경영의 단적인 모델로 제시된 것이다.

만년중하위에 머물렀던 흥국생명 여자배구팀의 95한국배구슈퍼리그 성적은
6일현재 6전전승.

9개여자실업팀이 모두 참가한 이번대회 여자부풀리그에서 단독선두를 달리며
지난 92년 5월팀 인수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눈앞에 두고있는 것이다.

호남정유가 빠진 지난해 실업배구대제전에서 흥국생명은 고작 4위에 머물
렀었다.

흥국생명의 무서운 상승세는 "코트의 신사" 이임감독의 꾸준한 조직력강화훈
련과 구단간부들의 관심및 지원에서 비롯된것.

지난달 10일 취임한 구단주 반성우대표이사와 지난해 7월 부임한 이상문
단장은 배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선수들을 격려해왔다.

이같은 분위기의 변화속에 2년 가까이 매일 7-8시간 강훈련을 계속해온
흥국생명팀은 강미선(24)이라는 명세터와 날카로운 공격수 최애리(21)를
탄생시켰다.

실업5년생인 강미선은 정확한 토스로 단신공격수 최애리(170cm)와 국가대표
정은선(177cm)의 공격이 빛을 발하게 했다.

여기에 팀의 최고참인 고숙자(182cm) 황명화(181cm) 신정화(179cm)의 호흡을
맞춘 블로킹도 한몫을 해냈다.

이들 주전들이 강훈련으로 다진 조직력은 당초 호남정유 한일합섬 현대 선경
으로 점쳐졌던 여자배구 4강구도예상을 완전히 깨뜨렸다.

현대와 선경을 꺾은 흥국생명의 상승세는 선경에 연승행진의 덜미를 잡힌
호남정유와 한일합섬마저 해볼만한 상대로 만든것이다.

연승을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투지와 자신감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팀웍은
강화되고 연승가도는 끝이 안보일 태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