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찬규 < 학고재 대표 >

일본대중문화의 개방은 아직까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서울 강남에만 가도 청소년들의 복장과 머리,카페의 실내장식까지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일본문화를 모방한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일본문화중 우리가 배워야할 건전한 면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그간 알게 모르게 유입된 일본의 대중문화가 주로 저질
이라는데 있다.

일본의 대중문화하면 일단 폭력만화 섹스만화 포르노물이 연상될 정도로
폐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그러한 저질의 대중문화가 문화상품의 탈을 쓰고 밀려온다면 우리의 문화
산업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그렇다고 문호를 전면폐쇄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올바른 것을 선별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설 때까지는 안된다는 말이다.

개방의 물꼬가 한쪽에서 잘못 터지면 막을 수 없다.

우리에게는 조상대대로 내려온 훌륭한 전통문화가 얼마든지 있다.

향음주례등 각종 격식과 합리적이고 온건한 선비정신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가뜩이나 청소년범죄가 횡행하는 현실에서 만약 일본대중문화가 개방된다면
그 결과는 뻔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