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육가라는 사람이 이르기를 "정권은 마상에서 잡지만 다스리는 것은
문치로 해야한다"고 하였다.
요즘말로 하자면 창업할때와 수성할때는 경영방식을 비롯한 모든것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며칠전 경제기획원이 지난 33년동안의 일대기를 마감하였다.
1961년에 설립되어 그동안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무로부터 유를 창조해낸 것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수있다.
2차대전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던 나라를 최초로 선진국으로 탈바꿈
시킨 신화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기획원의 역할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인가.
대답은 그렇지 않다고 해야 할것이다.
왜냐하면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판아하게 달라졌는데도 똑같은 전략을 구사한다면 그 전략은
성공할수가 없다.
지금까지의 정부주도적인 성장전략은 보다 민간주도적으로 변해야
한다.
양적성장도 질적 발전으로 대체되어야 할것이다.
더구나 세계화시대를 맞아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경쟁의 파고를 넘어
세계중심국가로 뻗어 나가자면 모든것이 바뀌어야 한다.
종전의 방식으로는 새로운 목표를 도저히 달성할수가 없게되어 있다.
이러한점에서 경제기획원이 재정경제원으로 탈바꿈한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25년전 경제기획원 직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사람으로서 경제기획원의
폐지에 대해 아쉬움이 없을수 없지만 앞으로의 국가발전과제를 생각할때
달리 대안이 없는 최적 선택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경제기획원의 공적을 기리면서 새로 출범한 재정경제원의 역할에
대해 큰 기대를 걸어야겠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