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적재산권보호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무역제재조치를 발동할 경우 역무역보복조치를 발동하겠다는
중국의 경고에 미국은 여전히 무역제재조치 입장을 고수,양쪽이 모두
강경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달말로 예정된 무역제재조치 결정시한까지 현재의 상태가 지속될
경우 양국관계는 지난 89년 천안문사태이후 최악의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마이클 맥커리미국무부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이달말까지
중국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10억달러상당의 무역제재조치를
발동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히고 "미산업에 피해를 주고,지적재산권법을
위반하고 있는 중국의 해적행위에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맥커리대변인은 "국제무역기구에 가입을 원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국제무역규범을 지킬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기업들이 컴팩트디스크와 레이저디스크,컴퓨터
소프트웨어등에서 외국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침해,무단복사와 수출을
일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정부가 단속을 게을리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이러한 중국의 지적재산권침해로 미국기업들이 입는 피해가 지난해
8억2천7백만달러에 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 6월 미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에 대해 슈퍼301조를
발동,우선협상국으로 지정했다.

우선협상국으로 지정하면 지정한 날로부터 6개월간 협상을 계속한
다음 그래도 협상이 타결안될 경우 무역제재조치에 들어가도록 돼있다.

그 무역제재조치발동시한이 이달말로 다가온 것이다.

중국은 그러나 무역제재조치발동시한을 불과 며칠 앞두고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자 미국대표가 최근 협상에서 제발로 협상테이블을 걸어
나갔다고 주장, 미국의 무역제재조치는 역무역보복조치를 유발할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무역제재조치를 취할 경우 대상품목은 신발,
전자제품, 주요부품등 광범위한 범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금액은 미국이 피해를 보고있다고 주장하는 8억달러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무역제재조치를 결정하더라도 곧바로 시행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이달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은 내년초 무역제재조치를
발동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대상품목을 선정하게 된다.

그런 다음 무역제재 대상품목에 대한 공청회과정을 거친다.

미국에 수입되는 대상품목에 1백%의 높은 보복관세율을 적용할 경우
미국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공청회를 통해 듣게 된다.

이과정에서 대상품목으로 선정된 품목중 높은 관세율로 미산업에
미치는 피해가 크다는 의견이 있으면 그품목은 대상품목에서 제외하고
최종 대상품목을 선정,1백%의 보복관세율을 적용하게 된다.

따라서 이달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내년초 미국이 무역제재조치를
발표하더라도 실제 무역제재조치가 발동되기까지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셈이다.

과거의 사례들을 볼때 무역제재조치를 발표한 다음 협상이 타결,실질적인
제재조치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극한적인 무역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통상전문가들이 보고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맥커리대변인이 내년초 무역제재조치를 발동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협상타결의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지적한
대목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현재 미국과 중국간에 일고있는 긴장관계에 대해 과거에 있었던
패턴이 현재 일어나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낙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