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한 경제통합의 경제적영향 (하) ]]]

남북한 경제통합시 발생할 통일비용에 대한 추정결과는 국내외의 연구자나
연구기관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으며 통일비용의 과장된 결과는
국민들의 통일공포증을 유발시키고 있다.

통일비용 추정에 관한 기존 연구의 문제점으로는 경제통합의 방식과 형태,
그리고 통합경제의 장기발전방향에 대한 선행연구가 없이 통일비용의 추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수 있다.

기존의 연구내용을 볼때 대체로 국내의 연구는 남북한간의 점진적인 통합을
가정하여 통일비용을 추정하였으며 외국의 연구는 북한체제의 붕괴로 인한
급진적 흡수통합을 가정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같은 차이로 말미암아 국내외 추정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한편 기존의 국내외 통일비용의 추정에 관한 연구는 주로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축소를 위한 비용을 통일비용의 산출근거로 하여 통합이후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이 남한과 같은 수준이 되기 위한 필요 자본량을 산출, 이를 근거로
통일비용을 추정하였다.

그러나 남북한간 경제력 격차의 축소를 위한 투자는 통일후 민족경제의
발전전략에 근거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남북경제력 격차축소의 폭과 속도는
통일후 민족경제의 장기적 발전방향에 대한 연구에 근거하여 추정되어야할
것이다.

이외의 문제점으로는 통일비용에 대한 일관성 있는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통일비용에 대한 정의로 많은 개념들이 혼용되고 있는데 이중 가장 폭넓은
개념으로서는 통일비용을 이질체제의 통합에 따라 발생하는 부작용의 제거를
위한 일체의 사회적 기회비용으로 보는 견해가 있고 협의의 개념으로서는
향후 수익이 예상되는 신규투자를 제외한 순수 정부지출분만을 포함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와같은 통일비용의 개념에 대한 혼선이 통일비용의 추정결과에 큰 차이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기존의 통일비용이 단순히 경제통합후의
산업구조 조정비용과 남북한 소득격차의 축소에 소요되는 투자비용등을
근거로만 추정되며 이 과정에서 경제주체들의 신체제에 대한 적응속도에
대해서는 도외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통일비용의 크기는 경제력 격차의 크기와 함께 경제주체들의
신체제에 대한 적응속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수 있다.

즉 경제주체들의 신체제에 대한 적응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산업구조
조정기간이 단축되며 기업의 도산과 실업,이에따른 후유증이 적어지기 때문
이다.

경제주체들의 적응속도는 민족성 성별 연령층, 그리고 정부당국의 효율적
정책등에 따라 달라지게 되고, 통일비용도 기존의 추정결과보다 아주 적게
나타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통일비용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합리적 경제통합모형은
남북한 경제주체들의 체제적응속도를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7일자).